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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 Jun 03. 2023

혼자서 보내는 토요일 오후

 이 글 한 편만 완성하면 집에 갈 거다. 이번 주말은 아주 오랜만에 혼자 보내는 시간이다. 오전에는 동네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었다. 집으로 돌아와서 점심을 먹은 후에는 노트북을 챙겨 스터디 카페에 왔다. 노트북을 쓰기에는 카페보다 스터디 카페가 좋다. 요즘은 커피를 끊고 있으니 더더욱 카페에 갈 이유가 없다. 카페 음료는 카페인이 들어간 것 아니면 지나치게 당이 많이 들어간 것들이 많으니까. 설탕도 카페인도 콜레스테롤도 줄이고 건강을 챙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홀린 듯이 폴댄스를 시작했다. 한 달만 해보기로 가볍게(폴 타면서 다치는 곳들은 전혀 가볍지 않지만..ㅎ) 마음먹었다. 

이 글 한 편만 완성하면 집에 가서 저녁을 먹을 거다. 그런 다음 저녁 산책을 조금 하고 돌아와서 뜨개질을 할 거다. 요즘 들어 뜨개질이 하고 싶어졌다. 

손끝으로 뭔가를 해낸다는 게 좋다. 


더 부지런히 많은 것들을 알고 싶고 경험하고 싶고 보고 싶지만 게을러서 시간이 없다고 나를 탓한다. 유튜브로 요약, 정리, 해설, 같은 것들을 많이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마음이 조급해진다. 10년짜리 여권을 만들어 놓고 10년이 끝나가도록 해외에 두 번 다시 나가 볼 생각 않았다는 게 앞으로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조금 초조했다. 10년을 흐지부지 살았다는 건 아닌데. 그래도. 


나는 겁이 많고 두려움이 많아서 익숙한 것을 잘 떠나려 하지 않는다. 해외여행도 두려움과 귀찮음의 총집합체나 다름없어서 거의 나가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함께 갈만한 사람도 없었거니와... 어느새 함께하게 된 애인과 벌써부터 겨울에 해외에 함께 나가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좋다. 나의 경험을 넓히면서 함께 더 먼 곳까지 갈 수 있다는 게 좋다. 가뿐하게 그럴 수 있다는 게 좋다.


 머리를 자르고 싶다. 매년 여름이면 1년 동안 길러 온 머리를 턱끝 단발로 자른다. 진작부터 머리를 자르고 싶었는데 참고 참는 중이다. 7월에 자르려고..... 조금만 더 긴 머리를 유지하고 싶기도 하다. 잘라버리고 나면 거의 1년은 길러야 이 정도 머리 길이로 돌아올 수 있으니까.. 


 오늘은 정말 더는 쓸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어쩌면 그런 상태가 가장 만족스럽고 행복한 상태일지도 모른다. 집에 가야겠다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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