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오늘을 어떤 날로 기억하게 될지 모르겠다.
글을 자주 써야 글 쓰는 것에 익숙해질 텐데 또 여러 이유를 대며 글쓰기를 미루고 있었다. 브런치에는 주로 주말에 글을 쓰니까, 또 요즘은 브런치도 겨우 2주에 한 번이나 글을 쓰니까 그동안의 생활과 글쓰기를 점검하고 반성하는 글을 가장 많이 쓰게 된다.
그럴 때면 늘 왜 아직도 이것밖에 못했지 싶어 조급해지기도 하고, 왜 더 부지런히 하지 못했을까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변명해 보자면 블로그에 간단한 일기는 꾸준히 쓰고, 애인과 미니시리즈 극본 회의도 매주 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훌륭..? 하다고는 생각.. 하지만 계절마다 단편 한 편씩은 쓰고 싶었는데 겨울이 끝나가는데도 아직 올 겨울의 단편을 만들지 못해서 부채감이 든다..
오늘 애인에게 드디어... 나의 브런치를 공개했다. 실제로 아는 사람에게 브런치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느덧 애인과 함께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여태껏 브런치를 오픈하지 못하고 있었다. 브런치를 오픈하면 앞으로의 내 글쓰기가 조금은 눈치 보는 글이 될 것 같아서였기도 했고, 내용을 전부 보여주기엔 조금 많이 부끄럽기도 했다....ㅎ 하지만 그렇다고 브런치를 계속 숨기고 있자니 그것도 불편하고 찝찝했다. 막상 내 글의 대부분이 김샐 정도로 별것 아닌 내용들이니까 더더욱 그랬다. 오픈해버리고 나니까 시원하다 ^^
오늘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는 궁합을 보고 왔기 때문이다. 최근 용하다는 소문을 듣고 너무 궁금했던 철학원에 엄마와 함께 찾아갔다. 지금까지 여기저기서 들은 바로는 내 사주가 결혼을 일찍 하면 이별수도 있고 늦게 결혼할수록 좋다.. 는 데다가 어느덧 남자친구와 만나 온 기간도 1년이 되어버렸고(ㅋㅋ) 결혼적령기가 되어버린 데다가 주변에서도 심심찮게 결혼계획에 대해 물어보고 상대방도 은근히 일찍 결혼을 하고 싶어 하는 눈치이고 하다 보니 결혼에 대한 온갖 정보를 찾고 보고 듣고 하면서 결혼했다가 인생 망하면 어쩌지 등등 불안감이 폭주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 철학원에서 들은 바로는... 일단 처음에는 사주 자체는 그리 추천하고 싶지 않으니 천천히 두고 보라고 하시다가... 그런데 또 궁합이 좋고 나쁜 것보다는 운이 작용하는 것이 큰데, 우리는 둘 다 대운이 같은 시기에 들어오고 또 그 운이 너무 좋은 데다가... 사주가 희한하게 비슷하고 똑같은 사람들이라 그런 점을 보면 인연인 것 같기도 하고, 어차피 이후의 운이 워낙 좋으니 결혼해도 나쁠 것 없겠다며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들은 후로는 엄마도 아빠도 뭔가 마음이 잡혀버렸는지 갑자기 진지하게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시작되고 갑자기 서로의 부모님이랑 식사 날짜까지 잡은 데다가 브런치까지 오픈하게 되어서 내심 심적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잠이 쏟아져서 초저녁부터 한바탕 잠들었다가 뒤늦게 브런치 글을 쓴다.
일단은 하루하루를 또 열심히 살아봐야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