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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 Mar 02. 2024

휴일

잠깐 나와서 쓰는 글 

3월을 맞이했다. 꽃샘추위인지 날씨가 무척 추웠다. 저녁에는 따뜻한 이불 속에 들어가서 도서관에서 빌려 온 시집을 읽었다.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을 하는데, 최근에는 4권을 연달아 시집을 신청했다. 늘 시가 어렵다고 생각하고 또 많이 읽는 편도 아니지만 가끔은 정말 모르는 언어 속에 그냥 있고 싶어질 때 시집에 손이 간다. 이해하지 못한 채로 어떤 정서와 느낌 속에만 있고 싶을 때. 시집은 주로 슬프고 또 엉뚱하고... 


누워서 이불속에서 읽기에는 시집이 좋다. 시집은 가볍고 얇으니까(민음사 시집들은 표지 때문에 두껍고 무겁지만..) 천장을 바라보는 채로 똑바로 누워서 팔을 천장으로 들어 올려 시집을 들고 읽을 수도 있다. 오래 그러고 있으면 팔이 아프겠지만... 그러다 보면 스르르 잠이 온다. asmr을 듣는 것처럼. 그래서 초저녁부터 푹 잠에 들었다. 



아무런 약속도 없는 휴일에는 제대로 씻지 않고 그러니까 머리를 감지 않고 휴일을 즐긴다. 매일 머리를 감다가 머리를 감지 않아도 되는 날에는 그것만으로 기분이 좋다. 이번 3월은 1일부터 3일까지 쭉 연휴라서 너무나 행복하고 평화롭구나..... 


아침에는 실컷 자다가 깨어나서 웹툰을 보고, 계란수라이를 해 먹고 드립커피를 내리고 또 커피를 먹다 보니 너무 써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그다음엔 또 달달한 믹스커피를 먹고.... 또 이불 속에 들어가서 웹툰을 마저 보고 유튜브에서 평범한 직장인의 브이로그를 보고 나는 솔로 모솔특집을 보고... 점심으로 또 라면을 끓여 먹으면서 나솔을 보고... 그러고 나서도 겨우 오후 한 시라니 행복했고, 이제 아무래도 글을 써야겠다 싶어 부랴부랴 노트북을 준비해서 스터디카페에 나왔다. 휴일인데도 제법 사람이 있다. 



한창 쓰던 때.. 에 내가 어떻게 썼는지 또 한창 쓰지 않는 기간에는 도무지 모르겠다. 항상 쓰면서도 모르겠다.  애인과 함께하는 미니시리즈 극본 회의를 어제 했고, 이번 연휴 동안에는 조금 써보기로 마음먹었고 또 단편소설도....... 써야겠다고 생각만 오래 하고 있고.... 남의 글을 좀 더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또 요즘에는 인기 있는 영화들이 많더라, 영화도 좀 볼까 싶다. 



최근에 사주를 좀 봤는데 늘 그렇지만 글로 잘될 거라는 소리는 사실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글은 나에게 취미지...   나에게 운동과도 비슷한 것.  내 몸에 좋은 것.  잘 먹고 잘 사는 것. 그런 것. 


저녁에는 글을 써야지.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마음편안하고 몸 건강하고.. 

좋다.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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