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약간 진심으로, 약간 진심으로 매달렸을 때에 나는 글을 쓸 수 있는 한은 이것이 나를 버티게 할 힘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했다
한때 진심으로 믿었던 것들이 선명했던 감정들이 몇 년 정도 지나고 나면 금방 빛을 잃고 색이 바래는 것 같다.
요즘 일태기가 왔다.
이런 삶 말고 다른 삶을 살아볼 수도 있지 않을까... 아직은 그런 기회가 내게 남아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말뿐인? 형식적인? 희망 같은 것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까, 그런 희망이 있으니까 젊음이 부러운 것인데
어떤 일이든 직업이 되면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겠지. 현실적으로 내가 어딜 가서 이만큼의 돈을 이만큼의 노력만을 들이고 벌 수 있겠니. 뭔가 만들어내고 싶고 가치를 얻고 싶다면 직업이 아닌 다른 곳에서 얻도록 해............
별다른 노력을 들이지 않는다면 이 정도 시간은 희생해야 합당한, 이만큼의 월급을 받는 거 아니겠니
결혼을 하게 될 것 같다 아마도.... 그렇게 될 것 같은데
막연하게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는 알 수 없었던 나의 미래가 실재하는 형상을 하고 다가온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고 싶은 건데? 막연하게 다른 일이라고만 생각할 뿐 그것이 무엇인지 당장의 나는 그 얼굴을 알 수가 없다.
솔직히 그래, 이 일이 적성에 맞는 사람이 누가 있겠니. 쉽게 누군가는 그렇게들 말을 하지만
정말 약간은 적성에 맞는 사람들이 있을걸?
나는 그럼 적성에 안 맞나.... 가끔은 두려운데. 나는 워낙 두려운 게 많아서 탈이지만.... 세상을 살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아주 사소하고 작고 많은 온갖 것들이 다 두려운데
두려워서 나는 이곳에서 도망가고 싶고
더 나은 방식의 삶을 상상하고......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그래서 나는 뭘 하고 싶은 걸까,
지금 여기서 내가 이 일이 아닌 다른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그것이 내게 아주 잘 맞고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그럴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긴 할까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한때는 그것이 글을 쓰는 일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글을 써보려고 했는데
할 수 있을까?
나에게 다른 방식의 삶을 줄 기회가 될 수 있을까?
그 무엇인지 모를 일이 무엇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