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전부터 생각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혼자서 노트북을 들고 조용한 카페로 가서, 뭐라도 긴 이야기를 끄적거리고 싶었다. 뭘 쓰고 싶은지 정확하게 떠오르는 건 없지만.
요즘은 체력적으로 많이 지치고 피곤했다. 정신적으로 지치고 피곤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간절하게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나를 잃은 듯한 느낌. 내가 갉혀나가고 있는 느낌.
그런데 내가 나를 찾기 위해서는 뭔가를 꼭 해야만 할 것 같은데 뭘 해야 좋을지 전혀 알 수가 없는 답답하고 꽉 막힌 기분으로...
7월에 있는 줄로만 알았던 자격시험을 접수하려다가, 그제야 7월에는 시험이 열리지 않는 종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시험은 1년에 단 한번 11월에만 열린다고 했다. 갑자기 또 시간이 애매하게 붕뜨고 말았다.
당장은 시험공부를 할 이유가 사라졌다. 여유가 생기면 당장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글쓰기였다. 마침 다행히 6월 말이고, 전에 한번 참여했던 3주짜리 글쓰기 수업을 신청하기로 마음먹었다.
뭘 써야 할지 모르겠을 때..... 내게 쓸 거리를 던져주는 수업.
버겁다. 결혼준비 중이고, 이제 잔금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고 정말로 인테리어 업체와 가전, 가구 등을 알아보아야 하는데(이미 조금 늦은 것 같은데) 그 모든 과정이 막연하게 두렵고 너무 큰 짐처럼 무겁게 느껴진다.
7월 인사가 있어 새로운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상반기 동안에 나는 현재 부서에 완전히 질려 버렸고, 수많은 고민 끝에 다른 부서로의 이동을 신청했다. 과연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다음 주까지 기다려 보아야 안다. 스트레스받는 일들이 너무 많았지만 다행히 동료들이 많이 승진을 했다. 기쁘게 축하해 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동생도, 남편도 새로운 부서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정확히는 남편이, 신혼집이 있는 지역으로 발령이 나면서 이제는 주말부부가 아니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아직은 우리 집이 아니어서 별거부부이지만 ^^ 남편의 근무지가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고, 또 주말 출근이 훨씬 줄어든 부서여서 기뻤다.
지금까지는 남편이 거의 주 6일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에 고생하는 것은 물론이었고 시간이 부족해서 주말을 온전히 여유롭게 보낸다거나 여행 같은 것을 자유롭게 즐길 수가 없었기 때문에 마음 한켠에 늘 아쉬움이 있었다. 이제는 한결 가까운 곳에서 주말까지 온전히 함께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믿기지 않고(남편 만나고 한 번도 그래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주말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나는 이제 새로운 부서로 옮기게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미리 인수인계서를 쓰고,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누구든 내 자리로 와서 얼마나 힘든지 체험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한편으로 다른 사람이 이 자리에 와서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척척 일처리를 해낸다면 내 기분이 참 이상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렇지 않게 해낼 수 있는 일들을 나는 정말 징그럽게 어렵게 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니까.
하반기에는 제발 한가하고 몸도 마음도 편안한 부서에 배치된다면 좋겠다.
결혼준비만 생각해도 너무 골치가 아픈데 일이라도 좀 편했으면...
모든 게 다 끝나고 나서 내년부터는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일상만 이어졌으면 좋겠다.
지루함이 지겨워지도록 아무 일도 없는 일상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