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4달전은우울하다

by 지원

역시 우울하면 글을 쓰게 된다. 생각해 보니 곧 생일이 가까워 온다. 그날도 일하느라 바쁠 예정이고,

전이었으면 진작부터 생일에 갖고 싶은 게 뭐냐고 물어봤을 미풍이는 이상하리만치 내 생일에 대해서 한마디 언급이 없다. 일부러 그러는 거라면 좋겠지만.... 부부가 되자마자 내 생일을 잊은 건 아닌지 하는 꽁기한 마음이 드는 건..ㅋ

출근하기 싫은 건 여전하다. 일의 난이도와는 상관없이...

광복절이 있어서 목요일에는 행복했다. 퇴근 후에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금, 토, 일을 내리 쉰다니, 근데 벌써 금요일과 토요일이 갔고 그리 행복한지는 모르겠다

블로그 이웃이 한동안 힘든 부서에서 일하며 고생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가, 편안한 부서로 옮긴 후로 여행도 다니고 행복해하는 일상을 올린다. 이상하게 부럽다. 나도 나름... 가장 편안한 부서 중 한 곳으로 옮긴 게 맞는데...

출근은 부담스럽고 답답하다. 그래서 내가 돈을 받는 거겠지만...


광복절이었던 어제는 하루 종일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누워서 쉬었다. 금방 하루가 갔다. 다른 블로그 이웃이 최근 꼬맨틀을 했다는 글을 읽고 나도 처음으로 꼬맨틀을 해 보았다. 광복절날 했던 꼬맨틀은 도저히 정답이 맞혀지지 않았다. 500번 넘게 새로운 단어를 시도해 보았고 결국 답을 맞힌 순간에는 기뻤다.

다음날 오늘 아침에도 눈을 뜨자마자 꼬맨틀부터 시작했다

요즘 내게 소소한 성취감을 주는 건 꼬맨틀밖에 없는 건지도 몰라

아침에는 꿈을 꿨다

대학교에 다시 다니게 된 꿈이었다

내가 어떤 과목을 신청했는지, 수업 장소가 어딘지,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핸드폰 시간표 어플을 보니까 다 잘 기록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장소가 어디인지 알 수 없어서 다른 학생들에게 물어가며 강의실을 찾아갔다. 교수님이 수업을 하고 있었고 학생들이 많았다.

수업을 듣는다는 건 좋은 거지...

대학생 때를 오랜만에 생각했다. 우울하고 무기력한 시간도 길었지만 책상 앞에서 열정적이고 행복했던 순간들도 많았다. 시험기간이 되면 공부를 시작하고, 시험 마지막 날까지 늘 손을 바쁘게 움직이며 도서관과 기숙사를 오갔던 길들이 떠올랐다.

시험을 마치고 성적이 올라오는 날이면, 성적을 확인한 뒤에 차오르는 쾌감 같은 것들이 좋았지, 생각했다

이제는 없는 것

아니 아직 있다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니까

조만간 또 공부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꿈에서 대학교에 갔던 건 예지몽이었는지도 모른다

가구를 보러 다니다가 갑자기 와플이 먹고 싶다는 미풍이와 와플대학에 갔다

와플대학에서는 입학을 축하합니다. 라고 적힌 종이를 주었다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다.

인테리어가 잘 준비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오랜만에 미풍이와 공사 중인 집에 찾아가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몇 가지 특이점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1. 내 방 창문에 쇠창살에 달려있고, 인테리어 업체에서는 그것을 제거할 수가 없다고 한다.

2. 붙박이장을 설치하고 침대를 반대쪽 벽에 붙이면 안방에 콘센트 꼽을 위치가 화장대 1구밖에 없다. 그런데 이미 도배가 끝난 상태다. ....

3. 침대 놓을 자리가 협소해서 라지킹 침대를 사면 침대가 벽 밖까지 튀어나오게 된다

4. 소파 놓을 자리가 협소해서 4인용 소파를 사면 콘센트가 가려지고 인터폰을 사용할 때 번거로워지고 거실 창문을 여닫기 어려워진다


소파와 침대를 사야 하는 상황이고.... 미풍이와 나는 내내 여러 곳을 돌아다녔지만 마땅히 적당한 가구를 찾지 못했다. 지치고, 짜증나고, 인테리어도 이미 도배가 끝난 시점에서 뒤늦게 생각하게 된 내용들 때문에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고...... 침대와 소파 놓을 자리가 좁으니 이 집은 왜 이 따위로 생겨서... 하는 불만이 들고, 전 집주인이 창문에 달아놓은 쇠창살 때문에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이다...


벌써 내일이면 일요일인데.... 출근도 하기 싫고... 부담스럽고... 힘들고...... 우울하고... 짜증나고.... 행복하지 않고.... 아직도 신혼집 준비를 위해 챙겨야 할 것들은 수두룩한데... 그 과정이 너무 힘이 나지 않는다

기대감도 하나도 없고... 지치고.....


우울한 날들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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