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에 나쁜 것들이 가득 차 있을 때는 토해내든 설사를 하든 밖으로 빼내고 나면 좀 나아지는데 지금 내가 하려는 것이 딱 그것이다. 손톱 아래를 바늘로 콕 찔러서 피를 보려는 사람처럼
작년에 몽이에게 물렸던 발등 흉터가 요즘은 좀 잠잠한 것 같았는데 또 아프다. 이제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얘가 함께 우는 걸까? 다음 주에 신혼여행 가서 마사지를 받다가 발등을 이리로.. 저리로... 스트레칭하다가 흉터 근처 조직이 아플까 봐 걱정이 되고 마음이 답답해졌다. 발등을 다친 후로 발등을 의식적으로 잘 움직이지 않으려 하며 지내왔던 터라, 아주 오랜만에.... 발가락을 꽉 오므리고 활짝 펴고.. 발등을 밀고 당기고... 스트레칭을 해 보았다. 그러고 나서 하루정도는 괜찮은 줄 알았는데.
어젯밤? 오늘 새벽? 발등 부위 통증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곧바로 밀려드는 우울감. 이 통증은 내 발의 고질적인 통증뿐만 아니라 이제는 죽고 없는 몽이에 대한 감정까지 불러일으킨다. 나는 곧잘 죽고 싶어 하면서도 내 건강에 이상신호가 오면 크게 우울해한다. 렌즈삽입술을 한 내 눈의 시력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느낄 때나... 그러면서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죄책감을 느낄 때나.......
결혼식을 며칠 앞두고 눈두덩이 빨갛게 간지러워지다가.... 가라앉다가... 하기를 두 번 반복, 입술 위에도 뾰루지가 올라왔다가.... 아물고, 이어서 이마 한복판에 대왕 뾰루지가... 올라오고 있다.
오늘부터는 또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했다. 며칠 전에는 출근길에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아무렇지 않게 걸어가던 순간 발목에 통증이 왔다.
오늘은 발등의 통증으로 하루 종일 절뚝이며 돌아다녔는데 , 망할 내가 해야 할 일은 너무 많고, ㅎㄱ시즌이라 내야 할 자료는 또 너무 많고, 자꾸 이 부서 저 부서에서 자료 내라고 하고, 그 와중에 내일은 회의가 있어서 회의 준비를 해야 하는데, 참석해야 할 ㅇㅇ들은 저마다 이유를 대며 바빠서 못 나온다 하고.... 하긴, 나도 이렇게 바쁜데 남들도 마찬가지겠지, 근데 망할 ㅌㅈ은 자꾸 이 사람이 못 온다 하면 실무자라도 오라고 해라... 실무자가 더 바쁜 걸 모르나....?
내가 발이 아픈 걸 알고 있으면서... 게다가 결혼식이 겨우 며칠 남은 걸 알면서, 업무, 출장, 업무, 어휴 내가 뭘 기대하나, 내가 내꺼를 챙겨야 하는데 내가 나를 못 챙기는 내가 병신이지
네이버에 팀장 죽이고 싶을 때를 검색해 보면 팀장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여기에서 이렇게 울며 버티고 버티다간 나중에 나도 그런 죽이고 싶은 팀장이 되어 있을까 봐 겁난다. 누가 나를 죽이러 오기 전에 그냥 내가 먼저 죽고 싶겠지. 사람이 너무 싫다 습관처럼 비둘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비둘기가 되는 게 나에게 정말 좋을지 아닐지도 모르면서
남편이 없으면 정말 슬플 거라는 생각을 한다 발등이 아픈 와중에,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은 밤에, 만약 남편이 떠나간다면.... 생각하니 지금 남편이 이렇게 내 곁에 있으니 이쯤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아픔이야, 하고 마음이 찢겨나갈 것 같은 슬픔이 잠깐동안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최근에 좋았던 일은 어떤 단어를 떠올리고 난 뒤였다. 혼자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장을 속으로 뇌까려보다가,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이런 단어를 선택했을까 하고는 스스로 너무 흡족하고 짜릿하게 만족스러웠던 것이다
내일 오전에는 병원에 갈 것이다 이 애매한 통증, 오래도록 슬며시 잔잔하게 나를 괴롭히지만 이제는 병원에서 엑스레이 정도로는 어떤 것도 판별할 수 없는 손상,
그것으로 오전에 아마도 물리치료를 받고 오후에 출근해서 다시 죽네사네하는 곳으로 가는 것이다 결혼식 며칠 앞두고 씨발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일들을 내 결혼식 직전까지 다 끝내고 가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