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RRS 2013
write by Funking
나는 RRS, 2013년형 레인지로버 스포츠.
차를 좀 아는 이들은 나를 이렇게 부른다.
L320 Range Rover Sport SDV6 HSE — 이것이 내 정식 이름이다.
간단히 나를 소개하자면,
� 엔진 및 성능
- 3.0리터 V6 트윈터보 디젤 (SDV6)
- 최고 출력: 256마력
- 최대 토크: 600Nm @ 2,000 rpm
- ZF 8단 자동변속기
- 0–100km/h: 약 8.9초
- 최고 속도: 시속 200km
�️ 새시 및 오프로드 능력
- 상시 사륜구동
- 전지형 반응 시스템 (Terrain Response)
- 에어서스펜션 (차고 높이 자동 조절)
나는 한때 도로를 지배하던 존재였다.
부드러운 에어서스펜션으로 노면의 거친 숨결을 흡수했고,
지형이 바뀔 때마다 내 몸은 그에 맞춰 스스로를 조율했다.
Harman Kardon 오디오는 내 안을 흐르는 음악이었고,
내게 올라탄 이들의 삶을 배경처럼 감싸주었다.
당시 내 몸값은 억대를 넘겼다.
명품 SUV, 영국의 자존심, 육중한 실루엣 속의 정제된 야성.
하지만 지금의 나는, 세월을 품은 중고차.
그리고… 나처럼 한때 반짝였던 그 남자의 곁에 있다.
1969년생.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이제는 내 운전석에 앉는 유일한 사람.
그가 처음 내 운전석에 앉았을 때, 나는 몰랐다.
조용한 중년의 남자, 낡은 점퍼에 편한 청바지.
나중에 서야 알았다.
한때는 전국 100등 안에 들던 소년이었다는 걸.
꽤 먼 길을 돌아온 셈이다.
그의 삶은 나를 닮았다.
새것은 아니지만, 고장 난 적도 없다.
광택은 조금 바랬지만, 성능은 여전히 믿을 만하다.
조용히, 묵묵히, 자기만의 길을 달리는 중이다.
그리고 나는, 그와 함께 그 길을 달리고 있다.
TBC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