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사골에서 출발해 칠성계곡을 올랐다.
연하천산장을 지나 명선봉으로 향했다.
그곳은 지리산 주능선과
천왕봉, 중봉, 하봉의 능선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자리였다.
날은 맑았고, 산은 온통 눈이었다.
설명할 말이 필요 없는 풍경이었다.
명선봉 절벽 아래에는 심마니가 살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아직.
앞니가 빠진, 얼굴이 유난히 선했던 사람이다.
이후 산장이 폐쇄되면서
그 심마니가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 없다.
오리무중이다.
후배와 함께 명선봉에 텐트를 치고,
절벽 아래 움막에서 살던 그 심마니와
소주를 나눠 마셨던 기억이 있다.
그 시절에는 명선봉 아래뿐만 아니라
지리산 곳곳에
심마니들이 자그만 산장 같은 움막을 짓고 살고 있었다.
약초를 캐서 생활하던 사람들.
산에 속해 살던,
지금은 거의 사라진 자연인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