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Narita International Airport
긴자, 그 이후
한때 나는
긴자의 다다미 위에서
세상이 내 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믿었다.
사케 한 잔의 가격이
내 값어치를 증명해 주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 밤의 조명과 기모노와 웃음들이
영원할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은 바보 같았고
조금은 과했지만,
그때의 나는 분명
내 인생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래서 괜찮다.
젊었고, 잘나갔고,
무엇보다 살아 있었다.
이번 여행은
그 시절로 돌아가려는 여행이 아니라
그 시절을 정리하러 온 여행이었다.
호텔 조식은 놓쳤지만
리무진에서 마신 에비스 한 캔,
나리타에서 라멘과 교자, 그리고 나마비루,
마지막 잔돈을 털어 마신 UCC 블랙.
10엔, 5엔, 3엔.
합해서 18엔.
남김없이 비운 하루.
지금의 나는
긴자 요정도 아니고
비즈니스의 중심도 아니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자리에서
다시 출발선에 서 있다.
리프레쉬.
그리고 리스타트.
아련함은 남았지만
후회는 없다.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중년의귀환보고서 #내일도오늘도잘살자 #펀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