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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피디 Apr 27. 2023

어승생악탐방로, 천재연폭포, 중문대포해안주상절리대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갔다.

#제주한달살기_15일차

2021.02.08. 월요일 맑음. 강한 바람


아이들이 갔다. 이렇게 허전할 수가...

엄마, 아빠를 응원하러 제주도에 왔다는 명분은 있었으나~~막상 일주일간 엄마, 아빠와 제주에서 여행을 하다보니 엄마, 아빠의 시간에 훼방을 한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큰아이가 은근슬쩍 미안하단 식의 표현을 했다. 둘째 녀석은 친구들과 또 다른 제주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친구들 곁으로~~ 큰 아인 집으로~~남편과 나는 아이들의 빈자리의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한라산으로 향했다.

12시 넘어 비행기를 탔다며 큰 아이가 문자를 보내왔다.

“엄빠, 이제 우리 없으니까 두 분이 제주생활을 오붓하게 즐기세용.”

하하. 이런 여우같은 기특한 녀석! 큰애는 큰애다. 공항에서 큰 아일 보내면서 한 번 안아주길 잘했다 싶다. 아! 아이들이 보고 싶다... 이 끝없는 짝사랑^^


<오늘의 일정>

1. 한라산 국립공원 어승생악 탐방로


아이들과 헤어지고 처음 찾은 곳이 한라산. 높이가 1,169m 오름이고, 왕복 한 시간이 걸린다는 말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아직은 정상에 눈이 있을 거라는 정보도 얻었기에 천천히 등반길에 올랐다. 오늘따라 바람이 초속 7m라는 실시간 정보.. 정말 바람이 세차게 불어 오리털점퍼까지 입었다. 제주의 바람은 예측불허다.

어승생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임금님이 타는 말이 나는 곳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올라가는 길이 처음엔 가파르지만 중간쯤 올라가다 보니 완만해 졌다. 그런데... 복병을 만났다. 눈이 얼어 올라가는 나무데크에 얼음이 얼어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올라갈수록 상태가 더 심각해졌다. 중간에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도 얼음길을 가는 건 무리라고 판단했다. 등산화를 신고 갈걸... 지금도 아쉽다. 등산화라도 신었으면 끝까지 올라갔을텐데 말이다. 아쉽지만 정상탈환은 다음기회로 미루는 걸로....

아름다운 절경 속에서 한라산의 정기를 받았다고 생각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2. 한라산 1100고지 & 거린사슴 전망대


제주 북쪽인 제주시에서 한라산 서쪽을 관통해 제주 남쪽 중문으로 향하는 일정이라 1100고지는 지나가야만 하는 곳이었다.

아무래도 자주 지나다닐 듯 하다.

한라산 1100고지, 거린사슴 전망대를 스치듯 거쳐가는 길도 아름다운 길이라 드라이브 코스로는 최고인 듯 하다. 자연이 주는 감탄사 “와우! 아! 멋지다! 세상에! 이럴수가!” 등등 이 세상 모든 감탄사를 내가 제주에서 남용하고 있는 것 같다. ^^


3. 중문 오일장


제주에서 중문은 가장 중심적인 관광지라 오일장 역시 클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제주의 오일장 중에 가장 규모가 작다는걸 오늘 실감했다. 관광객들 보다 지역주민들이 더 많이 찾는다고 한다.


오늘의 에피소드

아이들이 오던날 제주민속오질장에 들려 천혜향을 샀는데, 오늘 중문 오일장에서 그 날 만났던 천혜향가게 사장님을 다시 만났다.

“어? 민속오일장에서도 사장님께 천혜향을 샀는데, 여기서 또 뵙네요?”


“아! 기억 납니다. 그날 제가 몇 개 더 드렸었죠? 그날도 2kg 사셨죠? 오늘은 얼마나 드릴까요?”


세상에! 기억을 정확히 하셔서 깜짝 놀랐다. 그날도 바람이 엄청 많이 불었었는데 그것까지 기억하셨다. 그 많은 분들 중에 오늘 내가 천혜향을 산 곳이 인심 좋은 그 때의 그 사장님이라니...오늘도 몇 개 더 넣어 주셨다. 다음 장에선 사장님을 일부러 찾아가겠노라 약속도 드렸다. 제주에 있는 동안 단골이 될 것 같다. 이렇게 사람은 우연이지만 기분 좋은 만남이 있어 웃게 되나보다.


4. 천제연 폭포

아이들과 함께 가지 못한 것이 아쉬울 만큼 아름 다운 곳이다.

제주를 방문했을 때 못가본 곳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다. 남편은 가본 곳이었지만 내가 꼭 가보고 싶다는 말에 배려를 해줬다.

제 1폭포는 겨울이라 물이 없다는 말에 제 2폭포에만 들렸다. 아름다웠다. 꽃이 피는 봄날에 가면 더 멋질 것 같다. 하늘에서 칠선녀가 내려온다는 의미에서 선녀다리라고 불리기도 하는 ‘선임교’를 건너봤다. 멀리서 눈으로만 보던 그 다리를 건너다니!! 하늘에 떠있는 기분^^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천제연 폭포.. 그리고 그 뒤로 멀리 보이는 한라산...

오늘은 시야가 잘 보녀 한라산이 유독 잘 보였던 날이다.


5. 중문 대포. 해안 주상 절리대(천연기념물 제443호)


제주에서 못 가본 곳, 사람들이 잘 몰랐던 아름다운 곳을 찾아보려 하고 있는데, 주상절리대는 처음 가봤다. 기둥 모양의 암석들이 어찌나 환상적이던지...

절리란 지층이나 암석이 쪼개지거나 갈라져 있는 것을 말한다. 주상절리는 주로 현무암질 용암류에 형성되는 기둥 모양의 절리로 고온의 용암이 급격히 냉각되는 과정에서 수축작용에 의해 생겨난 ‘틈’이라고 한다.

특히 이곳 절리대는 최대높이 25m, 중문과 대포 해안선을 따라 약 2km에 규칙적으로 형성되어 있어 마치 신이 빚어 놓은 듯한 곳이라고 그 명성이 대단하다. 약 14만년 ~ 25만년 전에 형성된 조면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학술적, 경관적 가치가 인정되어 문화재로 지정. 보존되고 있다. 오늘의 나의 감탄사는 그칠 줄을 몰랐다....

주상 절리대 사진을 찍으면서...자연의 위대함에 내 스스로가 작아지는 느낌이랄까?

그 오랜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서서 파도와 폭풍우를 견뎌 낸 저 암석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지 확인했다. 자연 앞에서 사람은 겸손해 진다.

주상절리대 안내센터에서 제주도의 지질에 관해 짧고 굵게 설명해 놓은 안내책자 한 권을 가져왔다. ^^ 제주도 지질분석 들어간다르~~~


아이들을 보내고 이 밤.... 이렇게 정리하다 보니 그리움이 밀려오네.

이런이런~~~


#제주한달살이_15일차 #한라산국립공원어승생악탐방로 #한라산_1100고지 #거린사슴전망대 #중문오일장 #천제연폭포 #중문대포해안주상절리대 #11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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