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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피디 May 12. 2023

월령리 선인장 군락, 수월봉, 용수성지

제주의 숨은 보석들..

#제주한달살기_16일차

2021.02.09. 화요일 날씨 맑음 바람 강함


제주 한 달 살이 중반이 지났다.

요 며칠 바람이 많이 분다. 예측 불허인 제주의 겨울 바람이 오늘따라 더 세차게 불어 그 찬기운이 온몸을 파고 들었던 오늘, 약간의 감기기에 미열이 나는데... 제주의 바람을 너무 쉽게 봐서 그런건 아닐는지....


<오늘의 일정>

1. 제주 월령리 선인장 군락


선인장의 자생 상태를 잘 보여주고 있는 국내 유일의 선인장 군락.

선인장이 이곳에서 자라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선인장 씨앗이 원산지로 알려진 멕시코에서 해류를 타고 이곳으로 밀려와 모래알이나 바위틈에 기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 그 먼 곳에서 제주까지? ^^

정말 재밌는 설화다. 선인장이 지천에서 자라고 있었다. 마을의 집집마다 돌담 위에 선인장이 자라고 있는 모습도 신기했다. 쥐와 뱀이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주민들의 지혜라고 한다. 선인장에서 자라고 있는 백년초... 소화기나 호흡기에 좋은 건강식품이다. 이 곳 주민들의 고소득원이 되고 있다는 사실.^^

바다위 바위에서 자연적으로 자생하는 그 모습들이 너무도 신기했다.

2. 천주교 제주교구 용수성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제주표착 기념관)


중국에서 서품을 받은 성 김대건 신부님(한국 최초 신부)이 인천 제물포로 향하던중 배가 표류해 제주도에 닿았다고 하는데 그곳이 용수성당 앞쪽에서 보이는 차귀도다. 용수성당에서 차귀도가 보인다.

김대건 신부님은 제주도에서 20일을 머물면서 천주교를 전파하기에 이르고, 그 것을 계기로 제주도민들은 천주교 교리에 눈을 떴다고 전해진다. 김대건 신부님은 다시 배를 고쳐 인천 제물포항으로 떠났고 또 충청도의 한 지역에 표류해 그 곳 역시 성지가 되었다고 한다.

1821년 태어나 1846년 새남터에서 25세의 어린나이로 순교하신 김대건 신부님의 일생에 대해 잠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용수성지는 성당과 기념관이 있다. 2층엔 김대건 신부님의 일생에 대한 역사를 만날 수 있고, 3층에선 아름다운 바다 위의 진귀한 섬들을 볼 수 있다. 차귀도와 누운섬.

특히 누운섬은 여성이 옆으로 누워 있는 모습의 섬이라 오묘하다. 낙조가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는걸 오늘 알게 되었다.

3. 제주 고산리 유적


코로나19 때문에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안쪽 전시관엔 그래서 들어가지 못했다.

밖에 전시된 고산리 유적을 만날 수 있었지만, 이 역시 날씨 때문인 것인지... 관리가 소홀한 것인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어 아쉬웠다. 신석기 초기의 지상식 주거지로 조사되었던 유구의 1/2 모형이 있었다.

지질학 적으로 중요한 유적지인데 전시관 안쪽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4. 수월봉


해발 77m, 제주 서부지역의 조망봉으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제주의 바다와 풍광은 숨이 멎을 지경이었다. 이곳의 안내판에 소개된 것보다 더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있다.

수월봉의 해안절벽은 유명한데 그 절벽을 ‘엉알’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벼랑 곳곳에 샘물이 솟아올라 ‘녹고물’이란 약수터가 널리 알려져 있다. 녹고물에 대한 설화가 있다.

옛날, 수월이와 녹고라는 남매가 홀어머니 병구완을 위해 수월봉에 오갈피라는 약초를 캐러 갔다가 누이인 수월이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게 되었다고 한다. 녹고는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17일 동안 울었고, 이 녹고의 눈물이 녹고물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수월봉의 다른이름은 “녹고물 오름”이다. 이 곳 정상에서 바라보면 차귀도, 누운섬, 당산봉을 비롯해 고산평야, 산방산, 한라산 등이 모두 보인다. 날씨가 맑은날 가면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보인다고 한다.

용수성당에서 본 차귀도와 누운섬을 수월봉에서 더 가까이 볼 수 있고, 차귀도와 누운섬은 보는 각도와 방향에 따라 달리 볼 수 있었다.

세계 지질공원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다는 것은 수월봉 아래 해안절벽으로 증명된다.

꼭 봐야 한다. 더이상 설명 불가!

또, 수월봉에 올라가면 우리나라 최서단에 있는 고산기상대를 볼 수 있다. 유일하게 레이더를 갖춘 제주의 기상대라고 한다.


제주 곳곳의 역사적 공간을 만나게 되는 요즘... 제주에 흠뻑 빠져 있는 나를 발견한다.

뭐든 빠져야 애정하게 되나 보다.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부는 것만 빼고 오늘의 제주는 내게 또 아름다운 풍경과 숨겨진 이야기를 만나게 해줬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조금 여유롭게 제주를 돌아보고 있지만 이 말이 계속 나온다.

“바람아, 좀 멈추어 다오.” ^^


#제주한달살이_16일차 #월령리선인장군락 #용수성지 #제주고산리유적지 #수월봉 #고산기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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