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길에서 소떼를 만나다. 좋은일이 일어날 징조
#제주한달살이_19일차
2021.02.12. 금요일 흐림&약한 비
설날이다.
설 아침엔 떡국을 먹어야 한살 더 먹는거라고 어릴적 아버지의 말씀이 문득 떠오른다.
떡국 두그릇 먹으면 두살 더 먹냐는 질문을 하던 그 어린시절...그렇게 한 살 더 먹고,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안달이었는데... 이젠 나이 먹는게 왜이리 싫지? ^^ 담담하게 받아 들이며 살아가야 하는데.. 90세가 되신 아버지께 새해 인사 하면서 떡국 드시지 말라고 이야기 하고 싶은 이 마음...
떡국에 얽힌 많은 감정들이 생각났던 하루!
<오늘의 일정>
1.소의 해 첫날, 제주의 소를 만나다.
길을 잘못 들어 한참 헤메다가 한 눈에 소떼가 보여 깜짝 놀랐다.
소의 해 첫날, 제주의 소떼를 보다니!!!
올해는 운수대통인가 보다!
소의 기운을 나누어 드려요^^
2.새별오름
설날에 오르려고 벼르고 있었던 새별오름. 멀리서 보면 민둥산 같지만 새별오름은 억새가 무성한 서부 중간산 오름지대 중에서 으뜸가는 서부의 대표 오름이다.
저녁 하늘에 샛별과 같이 외롭게 서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정상에 오르면 제주도 서쪽 해변과 비양도가 보이고, 남봉을 정점으로 등성이마다 봉우리가 있다. 얼핏보면 다섯개의 등성이로 인해 별모양을 이루고 있어 새별오름이라고 이름을 지은 듯 하다.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심해 약간 힘들고 내려가는 길은 완만한 경사다.
새별 오름은 매년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 들불축제가 열린다. 제주도의 유명한 축제다. 제주도엔 오래전부터 소를 방목하기 위해 농한기 묵은 풀과 해충을 없애는 불놓기 문화가 있었는데 이런 목축문화를 계승하기 위한 축제로 새별 오름 전체에 불을 놓아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인터넷 생중계로 관람할 수 있다.
2021년 새별오름 들불축제의 테마는
“코비드19 아웃” 이다.
새별오름 중간쯤 한창 준비중이었다.
살짝 공개^^
설날에 오르는 오름! 새별 오름의 의미가 와닿았다.
3.나홀로 나무(일명:왕따나무)
왕따나무는 새별오름과 이달봉 사이에 홀로 외롭게 서있는 나무라서 이름 붙여졌다고 하는데.. 오름와 오름사이 중간에 딱 맞게 자리하고 있어 그 아름다움을 뽐낸다. 사진 작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개인 사유지라 조금 조심히 다녀와야 한다. 너무 유명해 져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이름이 왕따라는 것이 안스러워 찾아 갔는데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 외롭게
보이진 않았음! 겨울에 눈이 내렸을때, 그 풍경은 최고라는 소문이...^^
4.구억리 옹기마을
제주엔 자연 경관이 좋은 곳도 많지만 역사가 깊은 마을도 많이 있다. 제주 서쪽엔 구억리 옹기마을이 있다.
옛스런 풍경과 현대식 건물들로 한창 개발중인 두가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을의 수호나무를 기점으로 왼쪽길로 걷다보면 아기자기한 오솔길 끝에 노랑굴이 있고, 수호나무 오른쪽 길을 따라가다 보면 검은굴이 길가에 위치해 있다.
우선 노랑굴은 현무암과 흙을 사용해 만든 굴이다. 노랑굴은 그릇을 구워 만들때 온도 변화에 따른 자연 발색이 되는데 그릇 표면이 노란색이라고 한다.
검은굴은 제주도 지정 기념물인데 현재 남아 있는 유일한 검은굴이다. 자연경사로 현무암과 흙을 이용해 만든 굴.
돌가마에 옹기를 구웠다고 생각하면 된다. 크기는 노랑굴의 반쯤 되는데 구워낸 그릇이 검은빛을 띈다고 한다.
제주의 역사를 규명하는 중요한 유적지라 직접 들어갈 수 없지만 도로변에 있어 현장 학습 장소로만 이용된다고 한다.
네이게이션도 헛갈리는 길에 위치했다 ㅠㅠ 한창 현대식 건물들이 들어서는 마을의 중심부에 있어서 찾기가 힘들었다.
제주의 역사가 깃든 유적지들을 조금 더 소중하게 보존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마을 전시관이나 체험관은 명절이라서 다음 기회로~~^^
구억리 옹기마을은 그 역사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옹기박물관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새별오름에 오르고 우연히 소떼를 만난 기분 좋은 설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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