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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위하여 Jul 22. 2023

이혼의 시작과 홀로서기 돈 날리다

돈이란 이렇게 되는구나

작년에 나와 관계된 채무는 모두 정리하였다. 이혼과 동시에 사업도 접어버리니 남아 있는 것이라곤 빚뿐이었다. 10년이란 세월 동안 빚 끝날날만 기다려왔었다. 그 해방을 경험한 사람은 알 것이다. 올해 들어 돈을 차곡차곡 모으기 시작하였다. 모이는 돈을 보아도 기쁘다. 행복함을 그렇게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일반적이라면 돈 모으면 재밌다고 하지만 워낙 마이너스 삶을 살아서 그런지 돈을 조금 모아도 행복함은 크게 작용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돈의 사용처를 정하여 지출할 때가 더 행복하였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였다. 한 달 한 달 조금씩 모아둔 몇백만 원의 돈이 한 번에 휙 하고 날아가 렸다. 그것은 나의 자동차수리비였다. 힘들게 살면서 자존감 회복하기 위해 사치 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수입차 중고를 과거 큰 마음으로 샀었다.


평상시 자전거 출퇴근으로 차를 늘 세워두었는데 이번에 고장이 나서 큰 목돈을 지출하였다. 차를 폐차하는 것이 맞지만 고쳐서 팔게 되면 일반적인 거래금액으로 팔 수 있었다. 그래서 몇백만 원이란 돈을 지불하고 수리하기로 했다. 마음이 착잡하다. 큰돈 모우는 재미는 그렇게 없었지만 생각도 하지 못했던 곳에 지출이 되어버리니 안타깝기도 하였다. 돈이란 게 이런가 보다. 모아 놓으면 어디론가 도망가버리고 하는 게 발 달린 생명체이기도 하다.


이미 돈은 날아갔지만 이때까지 없이도 살았기에 열심히 미래를 보며 살아가는 길이 어쩌면 나에게 더 큰 가치를 경험할 수 있다. 사람은 잃어보아야 다음이란 게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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