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으로 살아가는 시간도 13년을 시작하고 있다. 이제는 내가 이혼했는지 싱글인지 모르겠다. 보통 때는 모르고 살아간다. 남들 자식이야기 할 때 그냥 듣기만 해야 할 때 나 이혼했구나 하면서 조용히 있는다. 평소 가족이야기를 잘하지 않는다. 이렇게 살아온 시간이 10년을 넘어서게 되니 익숙하게 된다. 주변에서는 재혼이라는 말도 나온다. 솔직히 나도 좋은 짝이 있다면 한번 더 살아보고 싶다. 지금 딱 그 선상에 있는 것 같다. 이혼 후 어느 정도의 시간은 필요하다.
재혼은 영원히 하지 않을 거라 다짐하듯 살아왔다. 삶이란 게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이라는 공간을 경험하면서 시작했다. 이혼 후 전처는 영원히 재혼도 없이 딸과 함께 살았으면 하는 바람은 있었다. 어느 날 나도 모르게 재혼을 했다. 이혼 이후 7년이 될 즈음에 한 것 같다. 딸 때문에 많은 눈물을 흘렸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 믿었던 그 작은 소망마저 사라져 버렸다. 다시 나의 위치로 돌아왔을 때 전처의 재혼은 나의 재혼을 승낙하게 한 계기가 되었다.
전처가 재혼하지 않았다면 나 역시 재혼 생각은 없었다. 이것은 계획이지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나의 눈이 뒤집어지게 되면 재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 스스로 재혼을 생각해 보았다. 적합한 것일까? 답은 얻지 못했다. 옆에 이성이라도 있으면 어쩌다가 엮일지 모를 일이지만 혼자 지내다시피 살고 있으니 재혼이 될까 모르겠다. 재혼이 아니라 연애라도 해 보았으면 좋겠다. 나를 좋아하는 이성이 있다면 내 마음이 닫혀 열리지 않는다. 그냥이라는 관계 속에서 만남을 이어가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마음에 둔 이성이 있다면 나의 조건이 많이 부족한 걸 알기에 연애가 쉽게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나이가 들어가니 연애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내가 문제인가 질문도 해 보았지만 낮은 점수는 아닌 것 같았다. 나를 마음에 들어 하는 이성도 있다는 말은 나 자신이 빵점은 아닌 것이다. 재혼은 하고 싶다는 마음은 조금씩 생기고 있다. 답은 없다. 내가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것을 알고 있다. 노력 안에 여러 가지가 포함된다. 어디까지 채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 나 자신에게 노력 중이다.
움직이다 보면 좋은 상대가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이혼과 재혼사이 중 재혼으로 가는 길을 선택은 했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좋은 미래를 생각하며 오늘도 나에게 최선을 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