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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위하여 Nov 09. 2024

이혼의 아픔 #6

시작의 알림 6

잠시 뒤 초인종 띵 똥 하는 소리에 인터폰 화면에 후배 얼굴이 보였다. 갑자기 숨통이 트인 사람처럼 답답했던 속이 뚫리듯 내려가는 기분이다. 


후배는 집안에 들어와서 하는 말이


 “형, 갑자기 왜 이렇게 되었는데.” 


멍하니 물었다. 후배는 늦은 전화로 놀라기도 했다. 늦은 시간에 전화할 사람도 아닌데 진짜 그 소리에 당황했다.


 “형, 집에 잘하잖아.”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되는지 옆에서 이런저런 질문을 했다. 힘없는 나는 차근히 상황을 말을 하니 후배는 옆에서 말소리에 듣기만 했다. 입에서 몇 마디라도 하니 조금씩 답답한 마음이 안정을 취하게 되었다.


 후배는 이런 말을 했다.


 “형, 영업을 오래 했기 때문에 사람들 많이 알잖아.” 


사업을 접고 후배가 근무하는 보험회사로 한번 바꾸는 것이 어떤지 제안을 했다. 즉시 답을 하겠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그냥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아마도 나의 사업이 부진하니 영업으로 일한 경력을 보험으로 이직한다면 돈을 더 벌 수 있을 것 같아 권유했다.


 이야기 나누는 동안 시간이 늦어 후배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혼자 마음을 잠시 내려놓은 체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거실 밖을 보니 컴컴했고 시계는 11시를 넘기고 있다. 잠을 자야 할지 내일은 무엇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냥 후배의 말대로 사업을 접고 보험으로 가 볼까 생각해 보았다. 우선은 사업장 식구들에게


 ‘나 이혼했으니 사업 접겠다고 하면 다들 놀래겠지.’


 혼자 고민에 잠긴 채 씻으러 들어갔다. 따뜻한 물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물벼락을 맞고 있으니 온몸이 나른함을 느꼈다.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물벼락이 머리를 내리치고 있으니 생각을 잠시 멈추게 하듯 복잡한 것도 한결 나아지는 기분이다. 샤워 후 이제는 집에 아무도 없어 몸에 걸치지도 않고 거실로 나왔다. 선풍기를 틀며 머리를 말렸다. 불어오는 바람에 생각을 맡겨 보았다. 


신기한 것은 머리에 물벼락과 시원한 바람으로 복잡한 것을 멈추게 하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괜찮은 방법이었다. 


인간은 힘들거나 고민이 많을 때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이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 중 최고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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