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마음이 늘 있다. 전처에게 전화를 못 하는 나 자신이 한심하다. 눈치 아닌 눈치를 보며 이제는 끝이구나 생각하면서 나 스스로를 손에서 놓았다. 그때 참 바보 같다. 드라마 보면 울면서 연기라도 잘하는데 실제는 안 되었다. 이것이 진실이다.
아니면 남자이기 때문에, 혹시 고집인지 나 자신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얼굴을 보니 눈에 어두운 면이 보이며 나만 잘 볼 수 있는 생각이 든다. 잘하자는 마음 다짐하며 보험회사 근무지로 도로를 걸어가고 있었다. 횡단보도 앞에 보이는 큰 건물이 근무할 장소였다.
빨간불에서 잠시 멈춰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 초록색으로 바뀔지. 그냥 집으로 다시 돌아갈까? 하는 마음도 생겼다. 답답한 마음에 긴 호흡만 들이 내쉬고 있는 시간에 초록불로 변해 사람들이 움직였다. 잠시 몇 초 전 생각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몸은 자연적으로 건너고 있다.
흰 선을 밟으면서 건너고 있는 시간이 참 길게 느껴졌다. 큰 도로인지 초록불이 아직까지 깜빡이고 천천히 가라고 신호를 보내는듯하다. 마음은 초초한지 발걸음의 움직임이 빠르게 된다. 급한 것이 없는데 이 세상 다 잃은 마당에 무엇이 위협하는지 나 자신은 알 수 없었다.
큰길을 건너 보험회사 출입구 대형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니 후배가 로비에 나와 있다.
후배는
내게
“형, 잘 왔어.”
“그래.”
이 한마디가 전부였다. 어떻게 보면 후배한테 고마워해야 한다. 이혼 순간 내게 한걸음에 달려와 준 것과 보험회사에 일 해 보라고 권유한 것도 잠시나마 나 자신을 잡게 한 것이 그 당시 큰 몫이 되었다. 늘 서로 봐 오던 얼굴인데 같은 근무지에서 보는 것이 좀 어색하기도 했다.
지인 있는 것이 좋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보험은 시스템 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후배를 절대 나쁘게 바라보지 않았다. 벽에 붙어 있는 교육생 안내 표시가 있는 곳으로 후배와 같이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