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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위하여 Apr 23. 2022

이혼의 시작과 홀로서기 나의 딸 생일날

딸의 생일날 문자 연결이 되었다.

4월이면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다. 하나뿐인 나의 딸이면서 생일이기에 매년 나의 폰 달력에 입력을 해두며 나이까지 기록을 남겨야 몇 살인지 잊어버리지 않기 위함이다.


벚꽃이 활짝 피고 있는 계절에 태어난 딸의 생일을 같이 못 보낸 지 4년이나 되었다. 전처의 재혼으로 딸을 보라고 승낙을 받은 상황이지만 새로운 가족을 꾸려가는 새아빠의 마음과 전처의 눈치 아닌 눈치를 보게 되어 매년 딸의 생일날 생일 축하해 이 메시지만 3년 동안 보냈었다.


유일하게 1년 중 내가 그나마 할 수 있는 날은 생일날 축하 메시지가 한 번으로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날이다. 올해는 15살로 중2 학년을 보내고 있는데  초등 5학년 때 한번 보고 그 뒤 본 적이 없다. 이번에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는데 답변이 어른스워졌는지 예의 바르게 넵 고맙습니다.라고 왔고 그리고 학교 생활등으로 안부 메시지를 주고받고 했다.


작년까지는 사춘기인지 답도 한 번으로 끝나고 그 뒤 답변이 오지 않았다. 이번에는 잘 지내고 있고 학교 생활 재밌다고 답변을 주고받고 했는데 참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제 좀 성장이라도 했는지 생각이라는 것으로 나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인지 아빠의 마음을 읽어내는지 나는 왠지 뿌듯하고 한편으론 마음 한쪽이 가벼워지는 듯했다.


그러나 전처와 새아빠 등의 안부는 일부러 묻지 않는다. 딸의 생각을 힘들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오로지 딸의 생일 안부 메시지로만 보내고 했었다.


나의 딸의 이름은 미소이다. 내가 직접 지어준 이름이기도 하다. 앞으로 언젠 가는 보는 날이 오겠지 하며 다음을 기약한다. 그때쯤이면 젊은 아빠에서 나이가 꽤나 든 아저씨가 되어 있겠지.


미소야 생일 축하한다. 아빠도 너의 얼굴을 참 보고 싶고 같이 맛있는 거 먹고 싶다는 마음은 이 글로 전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빠가 늘 사랑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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