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의 시작과 홀로서기 여름휴가

여름휴가는 집에서 보내다.

by 김은한

여름휴가 기간이다. 나에게는 어떤 의미 일까? 솔직히 재미는 없다. 이혼 후 여름휴가는 10번이라는 기회가 있었지만 남들 흔히 가는 피서여행이라 해야 하나 한 번도 제대로 보낸 시간이 없었다. 그럴 이유가 있기도 하다.


이혼과 함께 새로운 직업의 시작으로 작은 급여와 거기다 부채까지 같이 시작이 되는 시간이어서 돈이 나를 묶어 두는 것 같았다. 초기에는 참 마음도 그렇고 경제적인 여유도 너무 빠듯하였다. 돌싱이란 이름도 가지게 되어 이성에 대해 눈을 뜨기도 하였지만 여름휴가 때는 운이 없는 건지 꼭 이때는 여자 친구가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제대로 애인처럼 만남을 한 상대가 없었던 것이다. 내가 돈이 없어서 그때는 옷도 없었다고 하면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혼 후 처음 만난 여자 친구가 오빠는 옷이 왜 이리 없는데 하면서 어느 날 저렴한 티셔츠와 바지를 몇 개 선물을 받았었다.


나이가 어느 정도 있을 때라 휴가라면 펜션이나 호텔 등 바닷가를 간다면 숙박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어가면서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인데 아니면 워터파크라도 말이다. 중요한 것은 돈이 없는 것이다. 있더라도 빚 갚을 돈으로 늘 부족하기에 비상금으로 별도 두어야 했었고 가까운 사이는 아니더라도 이성이 있었지만 휴가라도 어디 가자고 당당히 말도 못 하였다.


나에게 10년 동안 여름휴가는 집이다. 에어컨 틀며 방콕 하는 것으로 남들에게는 잘 보낸 듯이 그냥 보냈습니다.라고 말로 답을 하였다. 세상은 참 공평한 것 같다. 돈이 있으면 이성이 없고 이성이 있으면 돈이 없고 나는 둘 다 없었는 것 같다. 아무 이성과 가고 싶지 않은 것도 있었다.


올해 휴가도 역시나 똑같다. 다른 점은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렇게 10년 동안 갚던 부채도 이번 달 휴가시즌으로 끝이 나고 최근까지 갚던 돈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태이다. 경제적으로 약간의 여유가 이제는 조금 있으니 내년 휴가는 이번 휴가보다는 잘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같이 갈 이성이 있어야 하는데 나도 모르겠다. 있으면 좋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올해 여름휴가기간은 왠지 내년에는 더 좋은 날이 될 것 같은 기대감으로 집에서 영화 보면서 에어컨 틀어 시원하게 잘 보내고 있다.


여름휴가는 더운 날 집이 최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