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평일을 팔고 주말을 사는가

대단하지 않은 날들의 기록

by 에시

토요일과 일요일이라는 보상이 있기 때문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는 삶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마치 내 삶의 대부분을 어딘가에 맡겨 두고, 짧게 돌아오는 이틀을 기다리는 구조처럼 느껴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회는 오래전부터 5일 노동과 2일 휴식이라는 구조 위에 세워져 있다. 평일은 생산을 위해 존재하고, 주말은 쉬기 위해 존재한다는 암묵적인 합의 같은 것 말이다. 그런데 이 구조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면 주말은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다음 주에도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사람을 회복시키는 장치에 가깝다.


노동경제학에서는 이를 ‘노동력의 재생산’이라는 말로 설명하기도 한다. 결국 주말은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시간이라기보다는, 우리가 다시 월요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드는 휴식의 구조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내 삶의 대부분이 내가 원하는 시간이 아닌 것 같다.”

“주말을 위해 평일을 버티고 있는 것 같다.”

“살고 있는 것인지, 견디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런 생각은 개인이 특별히 약하거나 예민해서 생기는 감정이라기보다, 이 구조 안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감정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직무 몰입도 조사들(예를 들어 Gallup의 글로벌 직장인 조사)에서는 직장에서 높은 몰입을 느끼는 사람이 소수라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조사 방식과 국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60~70% 정도의 직장인이 일에서 강한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추정이 자주 언급된다. 완전히 동일한 수치는 아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질문을 마음속에서 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동시에 다른 이야기들도 존재한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일이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성장이나 창작, 혹은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평일이 희생의 시간이 아니라 삶의 중요한 일부가 된다. 같은 다섯 날의 시간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버티는 시간이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축적되는 시간이 된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대안, 즉 “매일이 주말 같은 삶”이 실제로 항상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심리학 연구들을 보면 구조나 목표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는 오히려 공허감이 커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완전한 자유가 항상 만족을 낳는다는 생각은 매력적이지만, 실제로는 장기적으로 높은 만족을 유지하는 비율이 20~30% 정도라는 추정 연구들도 있다. 이 수치 역시 연구마다 다르지만, 적어도 인간에게는 어느 정도의 구조와 방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래서 결국 중요한 질문은 이것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평일을 완전히 팔아넘기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어딘가에 투자하고 있는 것인지.


만약 그 시간이 아무 의미도 남기지 않는 노동이라면 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포기하고 있는 셈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시간 속에서 기술이 쌓이고, 경험이 축적되고, 미래의 선택지가 조금씩 넓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겉으로 보기에는 같은 출근과 같은 업무라도, 한쪽은 영혼을 파는 시간이고 다른 한쪽은 미래를 만드는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현실적인 균형을 찾으려고 한다. 평일의 대부분은 생존을 위한 노동이지만, 그 안에 조금의 시간이라도 자신을 위한 축적을 남겨 두는 것. 그리고 주말은 단순히 다음 노동을 위한 휴식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으로 사용하는 것.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자신의 시간을 전부 넘겨주지는 않는 방식이다.


어쩌면 중요한 것은 우리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무엇을 하고 있는가보다, 그 시간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가일지도 모른다. 평일이 단지 버텨야 할 시간이 되는 순간 삶은 견디는 구조가 되지만, 그 안에 조금이라도 자신의 방향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같은 시간도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

나는 지금 시간을 팔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조금씩 쌓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 질문을 잊지 않는 사람은, 적어도 자신의 삶을 아무 생각 없이 넘겨주지는 않게 될 가능성이 크다. 추정이지만 경험적으로 보면 그런 질문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당수(체감상 약 60~70% 정도)는 어느 순간 자신의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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