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보다 나는 작게 살고 있다.

대단하지 않은 날들의 기록

by 에시

사람은 종종 자기 생각보다 작게 산다.


머릿속에서는 꽤 괜찮은 인간이 된다.

더 너그럽고, 더 용감하고, 더 현명하다.

하지만 막상 하루를 살아보면

우리는 그렇게 멋진 사람으로 살지 못한다.


아마 인간의 생각은

늘 삶보다 조금 앞에서 걸어가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왜 거대한 생각에 관심이 갈까.

철학, 이상, 인생의 의미 같은 것들.

우리는 그것들을 이야기할 때

마치 더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처럼 느낀다.


예를 들어 니체 같은 철학자를 떠올려보면 그렇다.

그는 인간을 넘어서는 존재를 이야기했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넘어서는 삶.

강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그의 삶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 역시 평범한 인간의 외로움 속에서 살았다.


그는 철학적으론 강했지만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 했고

사랑에 서툴렀으면서 사랑을 원했고

관계 속에서 상처받기도 했다.


그런 실제의 니체의 삶이

어떤 사람에게는 모순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 모습이 더 인간답다고 느낀다.


사람은 늘

자신이 말하는 것보다

조금 덜 훌륭하게 살아간다.


그래서 생각과 삶 사이에는

항상 작은 거리 하나가 생긴다.


어쩌면 그 거리가

사람을 계속 생각하게 만들고

계속 살아가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붙잡고 있는 거대한 사유보다

지금 손에 들린 찻잔의 온도,

창밖의 햇빛,

이 순간의 작은 감각들이

삶에 더 가까운 진실일지도 모른다.


생각은 멀리 가지만

삶은 늘 여기 지금 이 순간에서 시작된다.

작가의 이전글열매 하나와 나무 전체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