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의 친구가 함께 길을 가던 중이었다.
궁궐에서 부리나케 달려온 신하가 그들 중 한 사람에게 왕의 전갈을 알렸다.
“당신은 지금 당장 궁으로 들어오시오. 폐하의 명령이오.”
“폐하께서 왜 저를….”
왕의 부름을 받은 일행 중 한 사람은 자신이 무슨 잘못이라도 저지른 건 아닌가 하며 어리둥절했고, 나머지 세 사람도 그에게 어떤 지은 죄가 있다고 생각하고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워했다.
“자네, 우리도 모르는 큰 잘못을 저질렀군.”
왕의 소환을 받은 이는 나머지 세 친구를 바라보며 애처로운 눈빛을 보냈다. 그에게 있어서 그들 세 사람은 가까운 친구였는데 그 우정의 색깔이 각각 다르다고 여겨왔었다.
친구 A는 가장 가깝고 소중하게 여긴 친구였는데 그는 A만큼은 죽음이라도 불사하며 자신과 함께 할 것이라고 믿었다.
또 한 친구 B는 친척이기도 하므로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는 아니더라도 무덤 앞에서 진심으로 슬피 울어줄 거라고 믿어왔다.
나머지 친구 C는 그다지 각별한 우정을 지닌 친구는 아니라고 여겨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폐하께서는 자네를 혼자 부른 게 아닌가. 내가 궁궐까지 따라갈 하등의 이유가 없네.”
가장 소중하다고 여긴 A의 변이었다.
두 번째로 가깝다고 여긴 친구 B는 “궁궐 문까지는 동행해주겠네만 나도 그 안에 들어갔다가는 괜한 봉변을 당할까 봐 솔직히 두렵군.”이라고 말하며 위기의 끝까지 함께 할 수 없음을 못 박듯 말했다.
결국 나머지 대수롭지 않게 여겨오던 C를 쳐다보았더니 그가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내가 아는 자네는 잘못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네. 내가 폐하 앞에 가서라도 자네의 무고함을 밝히고 말겠네.”
왕이 그를 부른 건 그의 숨은 능력을 높이 사서 벼슬을 내리려 했던 것이었다. 그는 이때 세 친구에게 깨우친 바를 바탕 삼아 자신의 능력을 크게 발휘할 수 있었다.
친구 A를 가장 소중히 여겼던 건 그 친구와 함께 재물을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재물은 아무리 귀하더라도 무덤까지 들고 갈 수 없는 것이다. 두 번째로 가까운 친구 B는 친척이었으므로 무덤 앞에서 슬피 울어줄 수는 있지만 장례가 끝나면 바로 되돌아간다. 나머지 하찮게 여겼던 친구 C는 선善을 직시할 줄 아는 진정한 믿음의 친구임을 알았다. 선과 믿음은 소리도 없고, 평소 눈길을 끌지도 못하지만 죽은 후에까지도, 영원토록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순수하고 진정한 우정은 늘 곁에 있으므로 해서 마치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