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19 청계산 시산제 스케치

추억을 더듬다

by 장순영

<고교 동창 산악회의 청계산 이수봉 밑 시산제 스케치>


준비해온 음식들을 정성스레 진설한다.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 생동숙서(날 것은 동쪽, 익은 나물류는 서쪽),

어동육서(물고기는 동쪽, 뭍고기는 서쪽), 두동미서(생선의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의 원칙에 맞춰 배열

또 조율이시, 즉 대추, 밤, 감, 배의 순서로 놓는데,

대추는 씨가 하나여서 제왕을 의미하고, 밤은 한송이에 3개가 열리므로 3정승,

감은 씨가 6개이므로 6판서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네.

조율이시에 사과를 더한 것은 '같은 종류의 제수는 홀수로 차린다'는 제례 전통 때문이라는군.


강신(降神)---
"모두 단정하고 엄숙한 마음으로 시산제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초헌관인 산악회장이 경건한 마음으로 분향하고 산신을 모시기를 회원들에게 당부

참신(參神)---
참석회원 모두가 재배로 산신을 맞이


"일동 재배!"


초헌(初獻)---

초헌관이 산신께 첫 잔을 올리고 두번 절한다.


"산신께 첫 잔을 올리겠습니다."

독축(讀祝)---
초헌관이 시산제 축문을 낭독

유세차

단기 4346년 정월 29일

새해 새 희망을 밝히는 계사년 뱀띠 해를 맞아 청원 19회 산악회원들과 함께 이곳 청계산에서 이 땅의 모든 산하를 굽어보시고, 그 속에 존재하는 모든 생육들을 지켜주시는 산신령님께 엎드려 고하여 계사년 시산제를 올리옵나이다.


유수같은 세월을 보내며 머리 희어지고 주름 깊어진 우리 고교 동기들이 긴 세월의 우정을 한데 모으고 산을 통해 하나가 되고자 이 자리에 함께 하였습니다.


10여 년을 함께 산행하며 대자연의 오묘한 진리를 깨달아 더더욱 넓은 가슴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배려하며 이제까지 건강한 웃음을 함께 나눌 수 있게끔 살펴주신 산신령님의 은택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계사년 한 해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

꽃향기를 따라, 흐르는 땀을 계류에 씻고, 만산홍엽 단풍과 순백의 겨울산을 흠모하며 산행 중에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할 것입니다.


아무리 험산 심곡을 거닐더라도 무릎 시리지 않고, 다리 저리지 않도록 산신이시여!

앞으로도 저희 친구들이 풀내음, 꽃향기, 새소리에서 우주의 신비스런 에너지와 대자연의 정기를 듬뿍 받아

건강하고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도록 항상 보살펴 주옵소서.


천지간 모든 생육들은 저 마다 오묘하고 아름다운 의미가 있음을 깨달아 풀 한포기, 꽃 한송이, 나무 한그루도 함부로 하지 않으며, 그 터전을 파괴하거나 더럽히지 않겠사오니 저희 친구들 산을 닮아 공사간에 부족한 것은 채워주고, 넘치는 것은 서로 나눔할 수 있는 너른 포용을 지니게 해주소서. 그리하여 그윽하고도 풍성한 마음으로 노상 웃음 가득한 산행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옵소서.


더불어 바라오니, 사년 한 해에도 우리 산악회원과 동기들 가정이 평화로운 가운데 소망하는 일마다 성취되어어려운 경제난 속에서도 경영하는 일들이 순조롭게 풀릴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길 간곡히 기원합니다.



오늘 저희가 준비한 술과 음식은 작고 보잘 것 없지만 정성으로 진설하였아오니 어여삐 여기시어 즐거이 받아주시옵고 절과 함께 한 순배 크게 올리오니 부디 흠향하여 주옵소서. 단기 사천삼백사십육년 정월 이십구일

청원 19회 산악회원 일동


아헌(亞獻)---
회장인 초헌관이 산신께 두번째 잔을 올리고 두번 절 한다.


종헌(終獻)---

총무(혹은 산행대장)이 세번째 잔을 올리고 두번 절한다.

헌작(獻酌)---

시산제 참석자들이 차례로 술잔을 올리고 두번 절한다.


동기회 임원진의 헌작


전임 산악회장의 헌작









소지(燒紙)---

축문을 태워 하늘로 올려 보낸다.

음복(飮福)--- *

"음복! 모든 잔을 다 올렸습니다. 이제 철상하고 음식을 나눠 들겠습니다."


폐회 및 철상 ---

"이상으로 우리 청원 19회 산악회 계사년 시산제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건배 제의

"좋은 산! 좋은 벗! 우리 청원 19회 산악회를 위하여~"

"위하여!!"


친구들, 음식, 돈... 모든 게 수북하니 부자 된 기분일세.


시산제 직후 기념촬영


깔끔하게 뒷정리 후 다시 남은 산행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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