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의 산

산과 삶과 사람과 5

by 장순영

글머리에


산이라는 이름의 공간, 거기서도 가장 높은 곳, 제가 그곳에 오르는 이유는 결코 그보다 높아지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 높고도 웅장함 속에서 저 자신이 얼마나 낮고 하찮은 존재인지를 깨닫기 위함이 맞습니다.

그럼에도 그곳에서 내려와 다시 세상에 들어서는 순간 저는 거기서 얻었던 가르침을 까맣게 잊고 맙니다. 산과 함께 어우러져 세상 시름 다 잊는 행복감이 가물거리다 사라질 즈음이면 또다시 배낭을 꾸리게 됩니다.


시시때때로 자연의 위대함을 되뇌고 교만해지려 할 때 인자요산仁者樂山의 귀한 의미를 새기며 거기로부터 충분한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산에서의 행보를 기록해왔습니다.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 도봉산역이나 수락산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럼 많은 산객들이 오늘 가는 산에 대하여 그 산의 길뿐 아니라 그 산에 관한 설화, 그 산에서 일어났던 역사적 사실, 그 산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와 정보를 알고 산행하면 훨씬 흥미로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취지를 반영하고 그 산에서의 느낌을 가감 없이 옮겨놓은 글과 그림들의 묶음입니다. 일부 필자의 사견은 독자 제현의 견해와 다를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에둘러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다르다는 게 옳고 그름의 가름이 아니기에.


강원도, 경기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5도에 소재한 산들을 도 단위로 묶어 감히 다섯 권의 책으로 꾸며 세상에 내어놓는 무지한 용기를 발휘한 것은 우리나라의 수많은 명산을 속속 들여다보고 동시에 이 산들이 주는 행복을 세세하게 묘사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산이 삶의 긍정으로 이어지고 사람과의 인연을 귀하게 해 준다는 걸 표현해내고 싶었습니다.


김병소, 김동택, 박노천, 박순희, 유연준, 유호근, 윤선일, 윤창훈, 이남영, 임영빈, 장동수, 최동익, 최인섭, 황성수, 홍태영, 강계원 님 등 함께 산행해주신 횃불 산악회 및 메아리 산방 산우들께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미진한 기록이 돌다리처럼 단단한 믿음으로,

햇살처럼 따뜻함으로,

순풍처럼 잔잔함으로,

들꽃처럼 강인함으로,

별빛처럼 반짝이는 찬란한 빛으로……

그런 계기가 된다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장 순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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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삶과 사람과 5

충청도의 산


<차 례>


1. 깨우침의 산실, 극락 관문 속리산을 소요하다

2. 막바지 춘설, 은빛 눈꽃에 휘감긴 월악산 영봉

3. 화양구곡의 긴 흐름 따라, 가령산, 낙영산, 도명산

4. 퇴계와 두향의 사랑을 담은 담봉, 옥순봉과 제비봉

5. 수덕사 여승의 애환 절절이 깃든 호서의 소금강, 덕숭산

6. 겨울 천태산, 수직 암반 올랐더니 거기 봄이 움트네

7. 광개토대왕도 넘지 못한 죽령 넘어 구인사까지, 소백산

8. 계곡, 암릉, 수림, 조망의 어우러짐, 국립공원 대야산

9. 봉우리마다 자애롭게 끌어안은 대둔산 가을 정취

10. 비단에 수를 놓은 제2 단양팔경, 겨울 금수산

11. 서해를 향한 당당한 기품, 서산 가야산과 일락산

12. 호쾌하게 도드라진 거대한 암벽, 백두대간 줄기의 희양산

13. 억새 물결 일렁이는 서해 밤바다의 등대, 오서산

14. 3도의 화합을 염원하며 폭설 민주지산을 누비다

15. 황악산, 백두대간 괘방령에서 우두령까지

16. 콩밭 매고 눈물 심는 만물의 7대 근원지, 칠갑산

17. 계룡산, 3사 5봉을 섭렵하며 계룡 8경에 스며들다

18. 바람처럼 구름처럼 대자유인이 되어 청화산에서 조항산으로

19. 조령산 자연휴양림을 아우른 연어봉, 할미봉, 신선봉

20. 구병산과 속리산 관통, 암릉 길 충북알프스 종주

21. 전란 3국의 각축장 태화산에서 온달 장군을 만나다

22. 임진왜란, 한국전쟁의 격전지, 금산고원의 주봉 서대산

23. 홍성의 작은 거인, 바위산의 숨겨진 카리스마, 용봉산

24. 도락산, 고행의 낙을 깨닫거나 편안함의 낙을 취하거나

25. 청주의 진산, 도심의 숲, 우암산, 망산, 상당산

26. 박달재의 애절함 더듬으며 천등산, 인등산, 지등산으로

27. 괴산 35 명산의 터줏대감들, 마분봉, 악휘봉, 덕가산

28. 충주의 진산과 충주호의 주산을 찾아, 계명산과 남산

29. 천안 호두과자 원조 광덕산에서 망경산과 설화산까지

30. 북바위산, 북을 두드려 월악 영봉의 호령을 알리다

31. 서산 아라메길, 황금산과 서산 팔봉산

32. 용하구곡 거느린 대미산, 월악산 국립공원 최고봉 문수봉

33. 용두산과 감악산, 구름따라 바위따라 제천에서 원주로

34. 일곱 보물을 간직한 쌍곡계곡의 아홉 명소, 칠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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