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 한국침공_ 1

IS, 한국을 침공하다

by 장순영

이슬람국가 한국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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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례>


IS, 한국을 침공하다

현상금 2,000만 불의 사나이

대승그룹 수난의 서막

인질 교환

몸값 100억 유로

표적 살인

모하메드 하산의 실체

1대3

대승그룹 침투

필살의 적

전설로 남다





IS, 한국을 침공하다




대승타운으로 불리는 서초동 일대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한 건 약 한 시간 전, 출근 무렵부터였다.

대승그룹 회장실과 비서실, 대승물산과 대승전자 등 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상주하는 지상 52층의 대승빌딩 곳곳에 폭탄이 설치되었고 회장실이 점거되었다는 내용의 속보가 계속 이어졌다.


“범인은 스스로를 IS의 모하메드 하산이라고 밝혔습니다.”


ISIslamic State. 이슬람국가로 자처하며 아랍 권역에 그치지 않고 세계 여러 지역을 넘나들며 테러와 파괴를 일삼는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 거기서도 전설적 무력 지휘관으로 악명 높은 모하메드 하산이 서울 도심의 대승빌딩을 점령하였다.

한 시간 전부터 빌딩을 빠져나온 대승 임직원들과 대승타운 인근으로 몰려든 보도진들로 인해 거리는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소방차들이 속속 서초동과 역삼동 사이의 강남대로 변으로 몰려들었고 중화기로 무장한 경찰특공대가 건물 주변을 에워싸더니 중형 기동헬기 수리온이 대승빌딩 상공을 배회했다.

“대승그룹 회장이 인질로 잡혀있대.”

“IS에서 우리나라에 전쟁을 일으키겠다는 거야?”

“북한이 개입했다는 말도 들리던데.”

“근데 왜 민간기업인 대승을 노린 거지.”

모하메드 하산의 대승빌딩 점거 사태가 핫이슈가 되면서 시민들을 더욱 두려움에 떨게 한 건 하산이 이미 예고한 대로 30분 전에 대승화학 평택공장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세 번에 걸쳐 완제품 공장과 자재창고가 폭발하면서 당직 근무와 특근을 하던 근로자들이 죽거나 중상을 입어 병원 곳곳으로 실려 갔다고 한다. TV는 서초동의 대승빌딩과 평택의 대승화학 공장을 번갈아 비춰가며 대대적인 특종으로 다루었다.

“대승화학 평택공장에 이어 제1공장인 수원공장도 이 버튼 하나면 반 이상 날아갈 것이다.”

검은 복면을 쓴 모하메드 하산이 폭발 리모컨을 들고 협박하는 장면이 생중계됐다. 미국식 영어 발음으로 하산이 입을 열 때마다 화면 하단에 한글 자막이 표기되었다.

하산이 카메라 기사와 리포터 한 명을 요청하자 K 방송사에서 자발적으로 투입 결정을 했다. 두 사람이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48층 그룹 회장실에서 촬영한 장면이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있었다.

서초사거리 광고탑의 화면이 모하메드 하산을 비추다가 양손이 뒤로 묶여 소파에 앉아있는 대승그룹 회장의 모습을 잡았다. 실의에 빠져 체념한 건지 겁에 질려 사색이 된 건지 얼굴을 분간하기도 전에 다시 모하메드 하산에게 카메라가 돌아갔다.

“난 여기 대승그룹의 총수에게 받을 게 있다. 이 사람이 나한테 진 빚을 갚는다면 이 상황은 더 큰 불행 없이 끝날 것이다. 우리 둘 사이의 간단한 결제 문제에 경찰이나 군대를 동원해서 일을 그르치지 않기 바란다. 만일 그랬다간 인체에 치명적인 화학약품이 수원에 소낙비처럼 뿌려질 것이다.”

하산은 대승화학 수원공장에서 자재원료로 사용하는 메탄올, 톨루엔, 일산화탄소 등 화학약품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그로 인한 피해는 평택에서의 폭발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거라고 했다.

“허튼 말이 아닙니다. 수원 화학 공장이 터진다면 그야말로 생지옥이 될 겁니다. 수원뿐 아니라 인근 위성 지역까지 엄청난 여파가 미치게 됩니다.”


하산의 말이 결코 과장되거나 협박성 경고가 아니라는 게 대승화학 연구진과 전문가들을 통해 즉각 확인되었다. 대승화학 평택공장이 심하게 파괴되는 걸 보았기에 수원공장은 아예 폐쇄조치를 취하고 사태 추이를 관망하는 중이었다.

“이 빌딩에도 여섯 개의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 반경 1km 이내 거주자들은 미리 대피할 것을 권고한다. 저 사람과 나와의 비즈니스가 잘 성사된다면 이 빌딩이 무너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하산은 단호하게 경고했다. 무시무시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모하메드 하산의 경고가 반복해서 자막으로 방송되자 수원시민들은 물론이고 서초동, 역삼동 일대의 주민들과 빌딩 입주자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일단 대피해야겠지?”

“두말하면 잔소리지. 얼른 필요한 짐만 챙겨.”

국정원과 외교통상부,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에서 모하메드 하산에 대한 정보 입수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그에 대한 기록이나 자료는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의 CIA에서도 하산의 얼굴 윤곽조차 알아내지 못하고 거액의 수배 현상금만 내걸고 있었다.

‘IS, 한국 점령’

‘세계 최고액의 현상금 수배자, 국내 최대 그룹의 총수를 인질로 잡다.’

다음 날 아침신문의 머리기사와 1면은 온통 모하메드 하산의 테러에 관한 기사다. 다만 정부지침에 따라 IS와 하산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언론은 섣부른 논평을 자제하고 있었다. 세계 각국에서도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승 사태를 톱뉴스로 다루며 향후 벌어질 상황에 대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주시하는 중이다.

“IS 군사력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모하메드 하산인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자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파악된 게 없나요?”

“예, 알려진 것처럼 IS의 전략 책임자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 외에는… 완전히 베일에 가려진 인물입니다.”

“시리아의 라카와 이라크의 모술도 이 자의 지휘 하에 점령했다는 소문이 무성합니다.”

“그런 자가 왜 우리나라에… 왜 대승을….”

“IS의 공식 행동일까요?”

“하산 본인이 자신을 IS 소속이라고 밝힌 이상 그렇다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북한이 개입되었다면 사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닌데.”

“북한은 시리아 정부와 우호 관계에 있습니다. 반정부 세력이랄 수 있는 IS와 손잡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박노성 국가안보실장이 대통령과 시선을 마주하며 답했다.

“대승 회장이 진 빚이라는 게 도대체 뭘까요. 세계 굴지의 재벌 총수가 무장조직의 돌격대장 같은 놈한테 돈을 빌렸을 리는 만무하고.”

홍태연 외교통상부 장관이 자리에 둘러앉은 관계부처 장·차관들을 둘러보며 혼잣말처럼 뇌까리다가 대통령의 굳은 표정을 보고는 말끝을 흐렸다.

"이번 사태는 IS에서 우리나라를 표적으로 한 테러라기보다는 철저히 대승그룹을 노린 거로 보입니다."

최인철 국정원장이 대통령을 보며 답변하고는 “대승과 IS의 연결고리를 확인해 보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다시 좌중을 둘러보면서 말을 이었다.

“작년 가을에 대승의 이세현 회장이 IS에 납치되었다가 탈출했잖습니까.”

“그랬었지요. 죽을 고비를 넘기고 보름여 만에 가까스로 귀환했지요.”

“그 사건과 고리가 이어졌다고 봐야 할 겁니다.”

모두 고개를 끄덕거리며 수긍했다.

“표적이 대승이건 아니건 그건 지금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어마어마한 폭발 잠재력이 수도 서울과 수원의 중심에 웅크리고 있다는 겁니다.”

강계현 국방부 장관이 눈을 가늘게 접으며 말했다.

“저들 병력은 얼마나 됩니까?”

“아직… 그것도 파악이 되지 않았습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누군지도 모르고 몇 놈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나라 전체가 풍비박산 나고 있다니 참으로 기가 막히는군요.”

말을 주고받은 국정원장이나 경찰청장이나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철저한 보안 속에서 짧은 시간에 한 지역을 점령한 게 마치 야음을 틈타 성공한 쿠데타와 흡사했다.


“허 참! 농락당하는 기분이군. 모하메드 하산이랑 전화 연결은 안 되는 거요?”

“그자가 추후 통화 창구를 지정하겠답니다. 자기가 지정하는 한 사람 하고만 통화하겠다는군요.”

“혹시 대통령님을 지칭하는 건.”

“그것도 아직은….”

장동호 경찰청장의 어쭙잖은 대답에 국정원장은 대통령과 눈을 마주쳤다가 고개를 쳐들어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북한의 DMZ 목함지뢰 폭발사건부터 서부전선 포격 도발 사태로 준전시 상태까지 갔었다. 일본은 독도를 빌미로 외교단절까지 언급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민생경제 안정에 주된 역점을 두고 대통령직을 수행하리라던 취임 때부터의 소망은 나라 안팎으로 예기치 않은 불행이 거듭되는 바람에 차질이 생기면서 짧은 임기만 까먹고 있었다.

최근 유강준 대통령은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에서 중국군의 막강한 위용을 실감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초청국가수반들에게 보란 듯 230만 대군을 대표하는 일사불란한 열병 모습에 손뼉 치고 자체 개발한 신무기를 자신감 넘치게 선보이는 시진핑 주석을 대하며 중국과 인접해 있다는 현실에 위축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 벌어진 사태에 직면하고 보니 한 나라의 위기는 주변 강국의 무력에 의해서만 생기는 게 아니란 걸 실감했다.

- 이제 지구는 그다지 넓은 공간이 아니야. 휴우.

세계 어디에서건 적이 노리면 소수의 공격력에 의해서도 파괴되고 무너질 수 있을 정도로 지구는 가깝고 좁아졌다. 겨우 무력 테러조직이라고 여겨 국제문제에 화두로도 삼지 않은 IS에 일격을 맞고 대책조차 수립 못 하고 있다.

막바지 국정을 수행하는 중에 또다시 돌발한 난해한 과제. 아침 일찍 관계부처 국무회의를 소집했지만 참석한 국무위원들도 이 사태를 어떻게 푸는 게 옳은지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유 대통령은 어젯밤부터 체한 것처럼 거북스러운 속을 손바닥으로 쓸어내리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평택에서 터진 폭탄의 유형은 조사가 되었나요.”

“T-4라는 폭탄을 응용해서 만든 수제폭탄임이 밝혀졌습니다. 폭발 강도를 최대한 높여서 제조했기 때문에 살상 반경도 그만큼 넓고 치명적입니다.”

대통령의 낮고 느릿한 물음에 국방부 장관이 빠르고 간결하게 대답했다.

“작정하고 덤벼들었군요.”

“IS의 평소 테러 행태 그대로입니다.”

“우리한테 9·11 사태가 재현되는 건 아닌지…”

누군가의 입에서 9·11 사태가 언급되자 일순 회의실은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정적이 감돌았다. 2001년 9월 11일, 미국에서 발생한 자살테러 사건.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민간항공기 4대를 납치하여 뉴욕의 110층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펜타곤, 즉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 자살테러공격을 감행하였다.

이날의 동시다발적인 여객기 테러로 세계 각국의 무고한 민간인 3,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건국 이래 본토의 중심부가 외부 공격을 받은 첫 사례였다.

“그 높은 빌딩이 일순간에 주저앉는 광경은 지금 다시 떠올려도 오싹합니다.”

“뉴욕이 하루아침에 공포의 도가니가 되었지요.”

“국제금리가 단숨에 하락하고 세계 증권시장이 흔들렸잖습니까.”

“미국은 일주일간이나 증권시장을 못 열었지요.”

“그런 일이 우리한테 일어나면 안 됩니다. 폭탄이 또 터지면 안 됩니다.”

9·11 테러에 대해 깊은 생각 없이 목소리를 내는 국무위원들에게 일침을 가하듯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다. 또다시 인명피해를 일으키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의 단호한 말에 경찰청장이 나섰다.

“지금 경찰특공대를 투입하여 대승빌딩 회장실 진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수천 명의 인파가 움직이는 도심 최첨단 빌딩에 누구 하나 알아채지 못하게 침입해서 빌딩을 점거하고 그룹 총수를 인질로 잡은 자들이다. 그렇게 치밀하고 완벽에 가까운 자들이 경찰특공대의 투입으로 무마될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대통령과 참석 장관들은 달리 의견을 내놓지 못했다.

그때 비서관이 들어와 대통령에게 낮게 속삭이더니 TV를 켰다. 참석자들의 눈이 일제히 화면으로 쏠렸다.


“오늘 새벽, 수리온 헬기를 접근시켜 대승빌딩 48층 북쪽 창을 깨고 경찰특공대원 세 명을 투입했으나 그들은 회장실 근처까지 접근도 못 하고 모하메드 하산 측의 총격으로 즉사하고 말았습니다.”

낯빛이 창백한 앵커의 빠른 목소리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더욱 조이게 했다.

만신창이가 되어 쓰러진 경찰특공대원 세 명의 모습이 K-TV를 통해 화면에 잡혔다. 검은 복면을 뒤집어쓴 두 명의 사내가 48층 창문 밑으로 특공대원 세 사람을 내던졌다.

“저, 저럴 수가…”

“저런 무지막지한 놈들.”

일부 국무위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흥분했고 TV 화면에서 눈을 거둔 대통령이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꺾었다.


“더 큰 불행을 자초하지 말라고 분명히 경고했었다. 지금부터 10분 이내에 현관 주차타워에 세워둔 차들 주인은 서둘러 자기 차를 빼가는 게 좋을 것이다. 바삐 움직여야 할 것이다.”

TV 화면에 복면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낸 모하메드 하산은 그렇게 말한 후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 다시 카메라 전면을 향해 손가락을 하나씩 펼치더니 화면 뒤로 사라졌다. 뒤이어 대승빌딩의 주차타워가 화면에 잡히는가 싶더니 여지없이 폭발음을 동반했다.


‘쾅, 콰앙.’

정확히 10분이 지나 주차타워가 엄청난 굉음을 내면서 폭발했고 수십 대의 차들이 고철 조각이 되어 공중으로 흩어졌다.

대통령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평소에 항상 미소 띤 대통령의 표정이 굳어지는가 싶더니 얼굴이 하얗게 탈색되고 말았다. 탁자를 짚은 그의 팔이 바르르 떨렸다. 참석한 국무위원들도 할 말을 잊은 채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숨을 몰아쉬었다.

아침 출근시간대 30분 사이에 세 명의 경찰을 죽여 잔인하게 48층 아래로 시신들을 내던지고 도심 주차타워를 폭파한 엽기적 사태에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뒤이어 대승타운 인근의 거주자들이 급하게 짐을 챙겨 떠나는 모습이 속속 목격되었다. 바야흐로 피난 행렬이 이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계엄령을 선포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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