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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순영 May 22. 2022

같은 위험에 처하면 그 누구라도 동지가 된다

춘추시대에서 익히다 20_ 오월동주吳越同舟 

상산에 사는 뱀, 솔연이란 놈은 머리를 치면 꼬리가 덤비고 꼬리를 치면 머리가 덤벼들며, 몸통을 치면 머리와 꼬리가 한꺼번에 덤벼든다. 병사들을 솔연이 하는 것처럼 통솔할 수 있는가. 


손자孫子는 ‘구지九地’ 편에서 철천지 원수지간인 오나라와 월나라를 예로 들어 이러한 의문에 답을 내리고 있다.


‘서로 적대시해 온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중 바람이 휘몰아쳐 배가 뒤집히려 한다면 오월 두 나라 사람들은 평소의 적개심을 잊고 서로 도우며 필사적으로 난관을 극복하려 할 것이다. 전차의 바퀴를 땅에 묻고 말들을 서로 단단히 붙들어 매어 적군의 돌파를 막으려 해 봤자 소용없다. 최후의 보루는 사력을 다해 하나로 뭉친 병사들의 의지력이다.’ 


중국 최고 병법서로 꼽는 손무의 손자병법은 군사들이 사지에 몰리면 솔연처럼 온 힘을 다해 싸운다면서 오월동주吳越同舟를 사례를 들었다.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타면 서로 죽기 살기로 싸운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의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난관에 처하게 되면 아무리 사이가 나쁜 사람들끼리도 얼마든지 협력하여 위기를 타개한다는 의미이다. 

원수와의 대결은 지금 닥친 어려움을 극복하고 안정을 되찾은 후로 미루어도 늦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합종연횡하듯 경쟁자끼리 손을 잡는 경우를 흔하게 접한다. 철저히 이해타산을 따져 상호 이득이 되는 결정을 내리는 게 인지상정이며 기업이나 정당 또한 그게 원리원칙이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플러스 효과를 일으키면서 당사자간에도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 경쟁 기업 간에도 열린 자세로 협력과 호환을 이루는 게 경제효율에 부응하는 자세가 아닐까 싶다.

다양한 계층 간에 밀접한 인과관계를 맺게 되는 시대 흐름에 비추어볼 때 전략적 협력관계의 형성이 바람직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어느 순간 뒤통수를 치는 배신행위를 하지 않아야 된다는 게 전제돼야 하겠지만. 



https://www.youtube.com/watch?v=Kw-4MR4Te7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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