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 시대의 학자 원굉은 학식이 높고 글재주가 뛰어났지만 생활이 궁핍해 배에서 짐꾼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강가에서 한 수 시를 읊었는데 귀족 계급인 사상이 달빛 아래에서 뱃놀이를 하다 그 소리를 들었다.
“시를 읊는 사람을 찾아 나한테 데려오너라.”
이렇게 사상과 맺은 인연으로 원굉은 벼슬에 나아가 동양 태수의 직에 오르게 되었다.
‘백락伯樂을 만나지 못하면 1000년이 지나도 천리마는 한 마리도 생기지 않는다. 현명한 군주와 뛰어난 신하의 축복된 만남은 1000년에 한 번쯤 있는 기회이다. 그런 군신이 만나면 어찌 행복하지 않겠으며, 하나를 잃으면 어찌 슬프지 않겠는가.’
원굉은 위, 촉, 오의 삼국지의 이름난 신하 스무 명을 칭송하는 글, ‘삼국명신서찬三國名臣序贊’에서 뛰어난 신하와 현명한 군주의 만남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그렇게 비유했었다. 백락은 주周나라 시대 때 말을 잘 감별했다는 명인을 말한다.
원굉이 찬양한 스무 명의 명신 중 한 사람인 순욱(163∼212년)은 원소의 휘하에 있다가 조조에게 와서 전심전력을 다한 인물이다. 후에 조조가 스스로 위나라 황제가 되려 하자 반대했다가 조조의 노여움을 사 끝내 자살을 하고 만다. 조조는 순욱에게 경후敬侯라는 시호를 내렸다.
조조와 순욱의 군신관계를 비유한 이 글에서 천재일우千載一遇가 유래했다. 1000년에 한 번 접할 정도의 얻기 어려운 기회를 뜻한다.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좋은 기회를 일컫는 말이라 하겠다.
해라는 뜻으로 쓰이는 재載는 포괄적으로 만 혹은 억처럼 큰 단위의 숫자를 의미한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복이 관계의 복이라는 글귀를 본 적이 있다. 본인의 처세 여하에 따라 대인관계에서 복을 만들 수도 있고 화로 귀결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또 유대인 사상가 마르틴 부버는 삶에서 가장 참된 것을 만남이라고 했다. 천재일우의 기회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결국 인연이 닿은 사람으로부터 오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덧붙여, 준비한 자 만이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천재일우의 기회를 바랄 테지만 그러한 기회가 와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그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거나, 왔다가 지나간 게 기회였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도 허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