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6일, 자급농업을 위한 순환의 3가지 주제

2023년 농부학교 수업일지

by 임태홍

4월 6일 목요일 저녁시간에, 맨 처음으로 열린 이론수업을 들었습니다.

김포시청역 근방 교육나눔 센터 ‘곳간’에서 있었습니다. 사우역에서 내려 근방에서 저녁을 든든히 먹고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수업을 듣다가 졸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2시간 넘는 강의가 너무 흥미진진해서 졸 틈이 없었습니다.


강사는 안철환 전통농업연구소 대표님으로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들녘, 2014)이라는 책을 번역한 분이셨습니다. 강의는 흙을 중심으로 먹걸이 → 똥 → 씨앗으로 이어지는 순환과정을 소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론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여러가지 이야기가 마치 영화 한편을 보는 것 같았고 웅장하기도 했습니다. 넓은 밭에서 떠오르는 아침 태양의 이야기, 그리고 그것을 전하는 새들의 지저귐과 벌레들의 꿈틀거림에 대한 말씀은 경험의 경지가 다른 분이라는 것을 느끼게 했습니다.


1. 먹거리


"농사에도 등급이 있다. 초보자는 상추와 고추 등 일회성 농사를 짓는다. 그 다음은 무와 배추 등 주식 자급 농사를 짓는다. 그 다음 은 마늘과 파 등 겨울 농사를 짓는다. 그 다음은 벼와 콩 등 곡식 농사를 짓는다. 마지막 가장 높은 등급은 먹거리 숲의 자급농사를 짓는다."


저는 조그만 밭이 있음에도 상추, 고추도 변변히 키우지 못했기 때문에 금년에는 그것이나마 잘 지어보자고 도시농부학교에 지원을 했는데, 꿈을 더 크게 가져야 겠습니다.


먹거리 숲은 먹거리로 가득찬 숲으로 그 안에 나무도 있고 꽃도 있고 농산물도 있어서, 마치 정원과 텃밭과 산림이 함께 있는 것 같은 곳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동물도 함께 키우기도 하고 과일이나 경작물이 스스로 번식하고 생장하는 숲이라고 하니 작은 낙원입니다. 그런 낙원을 만드는 농부가 가장 훌륭한 농부라고 하니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찾아보고 스스로 그렇게 되도록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내 영혼이 달라진다."


"입이 즐거운 음식이 아니라, 뱃속이 편한 음식, 대장에 좋은 음식을 먹어야한다."


좋은 음식을 먹어야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지만, "대장은 몸안의 기관이 아니라, 내 몸 바깥에서 음식물을 맞이하는 기관이다," "소장, 대장에 우리 몸의 면역세포 70% 이상이 몰려있다."는 말씀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2. 똥


"진짜 유기농은 자기 똥으로 하는 농사다."

"순환농법의 핵심은 똥이다."


이러한 설명을 듣고 저는 정말 큰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거름으로 똥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요즘 그것을 조금씩 모으고는 있지만 더럽기도 하고 냄새나고 지저분하고 관리하는 일이 귀찮았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농부는 흙을 만든다." 그런데 똥은 그러한 흙을 만드는데 매우 중요하며, 그래서 "흙은 똥이 하늘이다."라고 하신 말씀은 앞으로 잊을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3. 씨앗


"씨앗 중에는 싹을 틔우지 못한 것이 있다."


이러한 설명을 듣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씨앗은 모두 똑 같고 어느 것이나 땅에 뿌리면 싹이 날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던 씨앗은 전통의 씨앗이고 요즘 씨앗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훌륭한 농부는 스스로 좋은 씨앗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설명이 흥미로웠습니다.


"옛날에는 딸이 시집갈 때 그릇이나 오강, 단지 등에 씨앗을 넣어서 보냈다."

"나이든 여성들을 인터뷰 해보니 씨앗의 7, 80%가 시집올 때 가져온 것이고 나머지는 시어머니에게 받은 것이다."

"옛날에는 콩, 벼 등의 씨앗 종류가 수천 종이었다. 이러한 다양성은 작물의 멸종을 예방하는 것이었다."

"옛날 우리사회는 씨앗 공동체였다."

"고려인들은 씨앗을 목숨처럼 여겼고, 기근에 처해있을 때 씨앗을 먹지 않고 죽음을 택했다."


모든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새롭기도 하고 충격적이었습니다. 요즘은 씨앗을 너무 쉽게 살 수 있어서 그 귀한 것을 모르지만 옛날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알게 되었습니다. 시대가 달라졌지만 그래도 씨앗이 소중하다는 것을 명심해야겠습니다. 결국 그것이 농업의 생산성을 올리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땅에 어울리는 씨앗을 잘 찾아내고 길러내도록 노력을 하는 것이 훌륭한 농부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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