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태홍 Nov 01. 2024

컴퓨터 이야기 - 인텔 i5 7세대 PC, 왜 전원이?

용산 전자상가에 가서 중고 부품만 26만 원어치를 사서 인텔 i5 10세대 컴퓨터를 조립해 본 뒤에, 동영상 편집용으로 쓸만한 컴퓨터를 중고 부품으로 또 한대 별도로 마련했습니다. 이번에는 라이젠 시리즈 5의 5600인데, 37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컴퓨터는 금방 필요한 것도 아니고 속도도 저에게는 과분하게 빨라서 아들에게 주고 아들이 쓰던 컴퓨터를 대신 받았습니다.


아들 컴퓨터는 CPU가 인텔 i5 7500으로 라이젠 5 5600과 성능을 비교한 데이터를 보면(https://www.topcpu.net/ko/cpu-c/amd-ryzen-5-5600-vs-intel-core-i5-7500) 라이젠 5600보다 분야별(코어별)로 60%에서 200% 정도로 속도가 늦습니다. 라이젠 5600은 인텔 i5 10400F과 비교해도 20%에서 40% 정도 빠릅니다. 제가 엄청 손해 보는 거래지만 아들과 거래에서 이 정도면 개이득입니다. 부모 자식 간의 거래는 많이 주고도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하니까요.


저는 컴퓨터를 주로 문서 편집에 이용하고 가끔 동영상 시청에 사용하지만 아들은 문서편집과 함께 가끔 게임을 합니다. 그래서 아들 컴퓨터 성능은 얼마나 빠를까 항상 궁금했었습니다. 최근에 이사를 한 뒤에 좋은 기회가 생겨서 아들 컴퓨터를 열어봤습니다. 그런데 본체를 열어봐도 CPU 팬을 뜯어보지 않는 한은 그 속도를 알 수가 없습니다. 여기저기 뒤져보다 결국 컴퓨터 전원을 연결해 봤는데 컴퓨터가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전원이 켜지지 않습니다. 아들에게 물어보니 이사 오기 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모른 척했습니다. 괜히 책임질 수 있으니까요.



아들에게 라이젠 5 5600을 넘기고 이 컴퓨터는 이제 제 것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열고 CPU 팬까지 뜯어서 봤더니 위에서 소개했듯이 인텔 i5 7500입니다. 이것은 인텔 i3 10세대와 비교해 보면 20에서 40% 정도 속도가 늦고 출시 시점도 3년 정도 지난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픽 성능은 더 우수합니다.(https://www.topcpu.net/ko/cpu-c/intel-core-i5-7500-vs-intel-core-i3-10100


그런데 이 CPU는 그래픽이 내장되어 있는데 왜 그래픽카드를 별도로 달았을까? 아마도 동영상을 화면에 뿌려주는데 그래픽 카드가 있으면 더 빠르고 멋지게 뿌려주는 모양입니다. 문서작업에는 그래픽카드의 효과가 크지 않겠지만 게임하거나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편집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컴퓨터를 켰는데도 컴퓨터가 작동이 안 되는 이유를 곧바로 발견했습니다. 그래픽 카드에 들어가는 전원선이 잘못 연결되었습니다. 그래픽 카드 전원은 연결단자(커넥터)에 PCE-E라고 쓰여있는 선을 꼽아야 하는데 이상한, 족보도 없는 전원선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잘못 연결한 사람은 바로 접니다. 지난번에 기초도 없이 컴퓨터를 뜯어봤다가 아무 선이나 구멍이 맞으면 되는 줄 알고 급히 잘못 꼽은 것입니다. 


위에 보이는 오른쪽 사진의 오른쪽 윗부분에, 잘 보이지 않지만, 밤색의 전선이 보입니다. 이 전선에 연결되어 있는 커넥터도 구멍이 6개여서 비디오카드 전원 커넥터에 잘 들어갑니다. 그러나 짝이 다릅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오른쪽에 제짝인 PCI-E라고 써진 빨간색 연결단자가 비디오카드에 잘 꼽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카드는 GALAX 제품으로 요즘은 단종되었는데 GTX 1060 3G로 중고가격이 9만 원 정도 합니다. 이 컴퓨터를 현재 중고 부품 가격으로 계산한다면 얼마나 될까? 다나와 사이트를 참고해서 계산해 봤습니다.


1. CPU 인텔 i5 7500(카비레이크), 쿨러 : 약 50,000원 

2. 메인보드 ASrock H110M-HDV : 약 60,000원

3. 비디오카드 GTX 1060 3G : 약 90,000원 

4. 메모리 16기가 : 약 40,000원

5. 본체 케이스 : 약 30,000원


총합계가 약 27만 원입니다. 하드디스크는 떼내서 아들에게 돌려주었으므로 이 컴퓨터는 현 시가로 27만 원에 불과합니다. 몇 년 전에 살 때는 100만 원 가까이 되었을 것입니다.


급한 마음에 컴퓨터가 잘 작동하는지 다시 컴퓨터를 켜봤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왜 그러지? 또 다른 데에 문제가 있는 모양입니다. 아차피 이 컴퓨터는 청소부터 해야 합니다. 본체 안에 먼지가 수북합니다. 부품을 전부 떼어 내서 청소를 하고 다시 조립하면서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원인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청소를 하는데 우선 낡은 칫솔과 붓을 준비했습니다. 붓은 서양화를 그릴 때 쓰는 분으로 끝이 너무 부드럽지 않은 것을 고릅니다. 칫솔은 넓은 면적의 먼지를 닦을 때 쓰고, 붓은 좁은 곳의 먼지를 닦을 때 사용합니다. 금년 여름에 다른 컴퓨터를 청소하면서 물수건에 물을 묻혀 먼지를 닦은 적이 있었는데, 다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컴퓨터를 켜서 비디오 카드를 날려먹은 적이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보니 어떤 사람은 마더보드를 물로 청소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잘 말리면 문제는 없다고 하는데 성격이 급한 사람들은 절대로 물을 사용하면 안 됩니다. 마른 솔로 먼지를 살살, 적당히 훑어 내는 정도에 그쳐야 합니다. 그러면 청소 후, 곧바로 컴퓨터를 켜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부품을 들어내면서 메모리 카드가 약간 들려있는 것을 봤습니다. 아마도 메모리카드 삽입이 잘 안 되었던 모양입니다. 메모리 카드는 쉽게 빼고 쉽게 집어넣을 수 있는 만큼 접촉 불량이 많이 일어납니다. 전자상가에 고장 난 컴퓨터를 가져가면 우선 먼저 보는 것이 이 메모리 카드 삽입 상태입니다. 메모리 자체가 불량인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맨 왼쪽 사진은 메인 보드를 떼어 낸 것입니다. 이 보드는 애즈락(ASrock)의 H110M-HDV입니다. 이 보드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 소켓과 칩셋 : 인텔 소켓 1151, 인텔 H110

- 보드 규격 : M-ATX (23.0 x 18.2cm) 

- 메모리 : 종류 DDR4, 슬롯 2개, 최대 용량 32GB

- 확장슬롯 PCIe버전 : PCIe 1개, PCIex1: 2개 (맨 왼쪽 보드 사진의 좌측 상단에 3개의 PCIe가 보입니다.)

- 저장장치 : SATA3 4개

- 후면단자 : HDMI, DVI, D-SUB, USB3, USB 2.0


기존에 이 컴퓨터에 달려 있던 하드디스크는 모두 아들에게 주었기 때문에 저장 장치를 별도로 준비했습니다. 처음에는 SSD(SATA 방식)를 사서 연결하려고 했는데 용산 전자상가를 돌아다니면서 SSD는 이미 구형이고 큰 회사들은 SSD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포기했습니다.


"그럼 요즘은 저장장치로 어떤 것이 좋은가요?"

"이거요. M.2라는 건데 이게 대세입니다."


저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소식이었습니다. '이제 하드디스크를 버리고 SATA형 SSD를 써야겠다. 집안의 모든 하드 디스크를 SSD로 바꾸자.'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었다니. 처음 SSD와 그것을 연결하는 이상한 케이블을 봤을 때, 또 새것이 나왔나 하면서 영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마음을 돌려먹고 적응하려고 하는데 세상은 또 새것을 내놨습니다. 어쨌든 M.2(NVME 방식 SSD)를 따라가야겠습니다.


위의 가운데 사진이 M.2 SSD입니다. NVME라고도 하는데, 엄밀히 따지면 M.2는 NVME와는 다르다고 뭔가 설명을 들었는데 아직 그게 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M.2 가격은 SSD보다 약간 더 싸고 앞으로 더 싸질 것이라고 합니다. 중고로 250기가면 25,000원, 500기가면 5만 원 정도 합니다. 말하자면 1GB에 100원 정도 합니다. 그것을 PCIex1 슬롯에 끼울 수 있는 연결판(정확한 이름은 Express PCI 변환어댑터. 가격은 1만원 정도)을 사서 거기에 M.2를 장착했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그것을 PCIex1 슬롯에 끼운 상태인데, 비디오 카드 오른쪽에 바짝 붙어서 빨간빛을 깜빡깜빡하며 작동합니다. 윈도우를 이 안에 인스톨합니다. M.2가 하드디스크나 SSD보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속도도 빠르다고 합니다.



이렇게 조립을 완성하고 컴퓨터를 켰습니다. 잠시 화면이 들어오는가 싶더니 다시 꺼져버립니다. 왜 무슨 일이지? 다시 전원 키를 눌렀는데 아무런 작동도 하지 않습니다. 파워가 고장 난 것일까? 다시 모든 부품을 해체하고 재 조립합니다. 그리고 전원 키를 누르는데 아무 신호가 없습니다. 팬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왼쪽 사진은 파워를 본체에 그대로 두고 메인 보드를 떼어내어 급한대로 최소 부품만 설치한 상태에서 전원을 꼽아 본 사진입니다. 이렇게 해도 전원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오른 쪽 사진은 좀 더 가까이서 본 사진입니다. 결국 문제는 파워가 고장 났거나 메인 보드의 전원 관련 부분이 고장 났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본체에서 나오는 신호선을 연결하면서 파워 스위치(POWER SW) 선이 다른 컴퓨터의 신호선과 달리 + - 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이 선의 + - 를 혼동하여 잘못 꼽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말하자면 파워스위치 선이 합선, 즉 쇼트가 난 것입니다. (이것은 제 추측입니다.)



왼쪽 사진의 가운데 중앙 부분은 합선되어 못쓰게 된 파워 스위치대신 리셋 스위치(RESET SW)를 꼽은 모습입니다. 이렇게 하고 전원을 켜봤더니, 즉 리셋 버튼을 눌러봤더니 화면에 오른쪽 사진처럼 바이오스가 떴습니다. 이 바이오스를 볼 수 있다면 문제는 해결된 것입니다. 아쉽지만 이 컴퓨터는 이제 리셋 버튼으로 전원을 켜야합니다.


참고로 본체에서 나온 신호선 중 전원 스위치(POWER SW)나 리셋 스위치(RESET SW)를 꼽을 때는 메인보드판의 바깥에서 글자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왼쪽 사진의  RESET SW처럼 글자가 바깥을 향하고 있어야 합니다. ( 나중에 인터넷으로 알아본 결과, 전원 스위치나 리셋 스위치는 + - 구분이 필요없다고도 합니다. 즉 LED단자들과는 달리 극성이 없어서 아무렇게나 꼽기만 하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파워 스위치 선이 작동 불능이 되어버렸는지는 아직도 의문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컴퓨터 이야기-당근마켓 출신 인텔 i5 11세대 PC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