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농부학교 수업일지
오늘은 날씨가 좋았습니다. 일도 많이 하고 배우는 것도 많았습니다.
오늘 이론 강의는 <친환경 작물 보호제 만들기> 였으며 강사님은 최재형 선생님이었습니다. 선생님의 강의 중에는 방제액 만들기 외의 설명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수업의 내용을 1. 토양 가꾸기, 2. 천연 방제액 만들기로 나누어 정리합니다.
먼저 선생님은 '작물보호제'라는 단어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것이 '농약'이라고 하셨는데, 이 점에 대해서 정리해 봅니다. '작물보호제'란 말하자면 살충제, 제초제 등입니다. 저는 '농약'이라는 말의 정확한 뜻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뉴스에서 '농약을 먹고 죽었다.'는 말을 듣고 '왜 비료를 먹으면 죽는 거지?'하고 궁금해한 적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을 조사해 보니 농약이란 '농작물을 침해하는 균, 곤충, 응애, 선충, 바이러스, 달팽이, 잡초 등 동식물 방제에 사용하는 살균제, 살충제, 제초제와 농작물의 생리기능을 증진 억제하는 데 사용되는 생장조정제 및 약효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사용하는 자재를 총칭하여 농약이라 한다.'(<무안군농업기술센터>)고 합니다. 살균제도 포함하며, 작물의 생장을 증진하는 것도 농약이랍니다. 그러므로 농약을 먹고 죽었다는 것은 살충제나 제초제를 먹고 죽었다는 뜻입니다. 그것들은 사람에게도 독약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거름'과 '비료'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거름이란 '농작물이 잘 자라도록 땅을 기름지게 만드는 영양물질.'로 똥, 오줌, 재, 풀, 깻묵, 썩은 흙, 쌀겨, 삶은 곡식, 생선, 동물뼈, 나뭇잎, 부드러운 나뭇가지, 바다풀 등 자연에서 나는 것입니다. 공장에서 화학적 방법으로 생산하는 제품은 ‘비료(肥料)’라 따로 부르며 씨를 뿌리기 전에 주는 것은 '밑거름', 씨앗을 뿌린 뒤나 옮겨 심은 뒤에 주는 것은 '웃거름'이라고 합니다.(<한국 민족문화 대백과사전>) 기본적인 개념을 정확하게 모르니 선생님의 설명이 어렵게 느껴져 정리를 해봤습니다.
1. 토양 가꾸기
이전 수업에 '하농은 잡초를 키우고(下農作草)', '중농은 곡식을 키우며(中農作穀)', '상농은 흙을 만든다(上農作土)'는 말이 있었습니다. 오늘 수업에서 흙을 만드는 이야기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또 앞선 수업에서 텃밭 안의 모든 작물은 연작피해를 피하기 위해서는 돌려짓기를 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작물의 관리보다는 본질적으로 토양의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배웠기 때문에 토양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유기질이 없으면 토양 표면이 딱딱해진다."
제가 가꾸는 곳은 복토한 땅인데 산속 깊은 곳에서 캐낸 땅이라 유기질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물을 뿌리면 표면이 시멘트처럼 굳어집니다. 결국 유기질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인 모양입니다. 유기질이란 거름을 통해서 제공을 해야 하니 똥, 재, 풀, 깻묵, 삶은 곡식, 생선, 동물뼈, 나뭇잎 등을 잘 썩혀 부지런히 뿌려야겠습니다.
"미생물을 활용하여 토양을 건강하게 만든다."
자연에서 식물이 영양분을 흡수하는 것은 유기물이 아니라 미생물 보다 더 잘게 분해된 분자 수준의 물집입니다. 그런 물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한 미생물의 도움을 빌려야 합니다. 그러려면 미생물이 밭에 많아야 합니다. 미생물을 많게 만드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앞선 수업에서도 그런 설명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다시 정리해 봅니다.
1) 밥을 짓는다. 고두밥이 좋다.
2) 한지로 싸거나 사기그릇 위를 헝겊 등으로 막는다.(벌레들이 못 들어가게)
3) 숲 속의 부엽도가 많은 곳에 파묻는다.
4) 따뜻할 경우 7일 정도 경과한 뒤 확인한다.
5) 붉은색 곰팡이 등이 자란 것을 볼 수 있다.
6) 설탕과 섞어 두면(1:1 정도) 1, 2주 후에 물(농축된 액체)이 된다.
7) 물에 희석하여 밭에 자주 뿌려준다.
8) 이후 균을 증식하여 사용한다.
9) 이렇게 하면 밭에 뿌린 낙엽이나 퇴비가 더 잘 분해되어 건강한 밭이 만들어진다.
이외에도 EM발효액을 물에 섞어 밭에 뿌려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EM발효액을 쌀뜨물과 물에 섞어 배양액을 만든 뒤 종균으로 사용하여 증식시켜 사용해도 좋습니다. 저는 EM발효액을 옆에 두고서도 이용하는 법을 몰랐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해야겠습니다. 방선균, 고초균 등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하셨는데, 구할 수 있으면 구해서 사용해 봐야겠습니다.
토양에 건강한 미생물이 많으면 나쁜 잡균 등이 줄어들며 그 영향력도 작아집니다. 선생님은 농사를 잘 짓는 고수는 3평 밭을 100평처럼 이용한다고 하셨습니다. 100평이 넘는 밭을 1평도 못되게 활용하는 저로서는 좋은 토양 만들기에 전념해야겠습니다. 좋은 토양에는 병충해도 적을 것이고 거기서 자란 농작물은 그만큼 더 건강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잡초 관리에 대해서도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잡초는 그것이 자리 잡고 있는 토양을 흔들거나 그 뿌리를 흔들면 자라는데 장애를 받는다고 합니다. 잡초의 중요한 '약점'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엄청나게 강한 것처럼 보이는 존재이지만 그 속내는 그렇게 강하지 않다고 하니, 꼭 우리 사람들 마음과도 같습니다. 잡초 관리할 때 참고해야겠습니다.
메리골드와 같은 식물을 이용하여 해충을 쫓아낼 수도 있습니다. 흙속의 선충은 메리골드의 어떤 성분을 싫어하는 데 그것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또 배추과 식물을 갉아먹는 달팽이는 커피찌꺼기에 담겨있는 페놀성분을 싫어하기 때문에 토양 속에 커피찌꺼기를 섞어 놓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은행잎도 방충 효과가 있기 때문에 찧어서 즙을 내 물과 섞어 활용하면 효과가 있습니다.
선생님은 이외에도 캐모마일, 셀러리, 루콜라 등 몇 가지 허브식물을 소개해주셨는데 개인적으로 허브에 관심이 많아 여기에 기록해 놓습니다. 캐모마일은 방충효과가 있고 차로 먹으면 잠을 잘 자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로즈메리도 독특한 향과 정유성분으로 곤충의 접근을 막는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작물을 경작할 때 같이 심어주면 해충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캐모마일은 교육장 입구에도 심어져 있는데 몰랐습니다. 그 옆에 작약 꽃도 피어있고 차이브라는 식물이 꽃도 폈는데 그동안 그것들이 무슨 꽃인지 모르고 지나쳤습니다. 오늘 수업 덕분에 알게 되어 기뻤습니다.
2. 천연 방제액 만들기
오늘 만들어 본 방제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난각 칼슘 만들기
식초에 계란의 껍질을 넣어두면 그 안에서 계란 껍데기가 녹아 난각 칼슘이 만들어집니다. 난각 칼슘은 두 가지 약효가 있습니다. 하나는 칼슘 성분을 토양에 제공해 주며 또 하나는 식초성분으로 방충효과가 있습니다. 토마토가 열매를 맺은 후에 특히 필요한 영양분이 칼슘인데 밭에 뿌려주면 좋습니다.
2) 난황유 만들기
달걀의 노른자를 식용유 등 기름에 섞어 만듭니다. 달걀이 없으면 마요네즈를 사용해도 됩니다. 진딧물에 뿌리면 유막이 형성되어 숨구멍을 막아 질식시킬 수 있습니다. 몇 차례 주기적으로 뿌려줌으로써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난황유등 기름기가 들어간 방제액을 뿌린 뒤에는 식물의 숨구멍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샤워를 해줘야 합니다.
3) 은행잎 즙 만들기
푸른 은행잎을 잘게 잘라 짓이겨 즙을 냅니다. 이 즙을 물에 희석시켜 살포액으로 사용하면 방제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은행잎을 믹서기로 갈아도 될 것 같습니다. 녹색 은행입은 살충과 살균 성분이 있으며 생리활성 물질을 제공해 준다고 합니다. 활색이 된 은행잎은 식물의 노화를 촉진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들통에 물을 넣고 은행잎을 장기간 침전시켜 두고 사용해도 됩니다.
방제액을 희석할 때는 2L 페트병의 경우 1병에 뚜껑 1개나 2개 분량의 방제액을 넣고 희석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 양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으며 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절하여 살포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방제액을 뿌려줄 때는 해가 떠 있는 시간은 피하고 아침이나 오후 늦게가 좋다고 합니다. 해가 떠 있으면 물방울이 만드는 렌즈 효과로 오히려 식물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방제액을 만들 때도 자기 상황에 맞추어 편하게 연구를 하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면 그런 것을 만드는 과정이 너무 복잡하거나 불편하면 오히려 부담이 생겨 방제를 게을리할 수 있으니 생활 속에서 편리하게 만들어 사용하는 것을 권했습니다. 이 말씀은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만 해도 EM발효액을 옆에 놔두고도 사용을 하지 않았는데 너무 부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방제액으로 살균, 살충하는 방법 외에도 간단히 해충을 박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벌레들도 피부로 숨을 쉬기 때문에 컵에 물을 넣고 밭을 다니면서 보이는 애벌레들을 모두 컵에 집어넣어 질식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 눈에 보이는 해충을 즉시즉시 손가락으로 눌러 죽이거나 날카로운 물질로 찔러 죽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키우는 작물을 잘 살펴보아 벌레에 먹힌 자국이나 상처받은 곳, 혹은 잎에 초록색 똥을 싸둔 곳이 있으면 주변을 뒤져서 그 '범인'을 잡아 죄를 묻는 방법도 있습니다. 양파망 등으로 작물을 둘러싸는 방법도 있습니다. (선생님은 작물 씨앗을 받는 방법에 대해서 양파망을 이용하는 좋은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미세 양파망으로 씨앗을 맺고 있는 줄기 둘레를 감싸두면 씨앗이 터질 때 간단히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상추 씨 등 조그만 씨앗은 땅에 떨어지면 줍기 힘든데 좋은 방법입니다.)
아니면 해충도 살 수 있도록 일정한 공간을 제공하는 방법도 있으며 약간의 피해는 각오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해충이 그것 때문에 더욱 번창하면 안 되겠지요.
무엇보다도 식물이 건강하도록 환경 조성을 잘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통풍이 잘 안 되면 응애가 생긴다고 하니 통풍이 잘 되게 하고 너무 건조하면 진딧물이 살기 좋은 환경이 되어 수액을 빨아먹기 위해서 극성하므로 그 점도 유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고추와 같은 작물은 땅속의 바이러스 때문에 탄저병에 잘 걸리므로 물을 줄 때 물방울이 튀지 않도록 조심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풀이나 왕겨, 혹은 낙엽으로 멀칭을 하여 빗물이 튀어서 바이러스를 고추 잎으로 옮기지 않도록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땅속의 나쁜 바이러스가 창궐하지 않도록 좋은 세균을 많이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친환경 작물 보호제를 만드는 강의를 듣고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선생님이 그 점을 매우 강조하셨는데, 보호제 만드는 것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고 따를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농사를 지으면서 자신의 환경에 맞게 적절하게 응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충, 방제를 언제든지 가벼운 마음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작물보호의 일상 생활화입니다. 그리고 병을 옮기고 세균을 옮기는 곤충과 미세 생물에 관심을 가지고, 즉 그들의 삶과 생명을 잘 관찰하면서 농사에 도움이 되는 지혜를 스스로 터득해 나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자연을 연구하는 마음' 그것을 오늘 수업을 통해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