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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태홍 Dec 02. 2023

5월 13일, 텃밭 관리 실습-풀 멀칭과 모종심기

2023년 농부학교 경작일지

5월 13일 오늘은 토요일입니다. 김포지역의 오늘 최고온도는 24°도, 최저 온도는 13°입니다. 입하가 지나니 제법 여름 분위기가 납니다. 낮에는 햇빛이 뜨거워진 것이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오늘 텃밭관리 실습은 이종준 선생님의 설명으로 풀 멀칭하기, 모종 심기, 감자밭 관리하기 등을 했습니다. 오늘은 텃밭 관리에 대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우선 잡초를 활용하여 멀칭을 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말로만 듣던 풀 멀칭을 현장에서 직접 실습해 봄으로써 중요한 기술을 획득했습니다. 제가 사는 곳 주변은 쇠뜨기 풀이 너무 많아 보기만 해도 짜증이 났는데 풀을 뜯으면서 쇠뜨기 풀이 그렇게 잘 뜯기고 연약하고 밭 멀칭하는데 좋다는 점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쇠뜨기에 대해 미워하는 마음이 바뀌어서 그것에 대해 알아보니 독성이 조금 있지만 식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효소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고 술을 담가 먹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쇠뜨기가 만병을 치료하는 놀라운 약초라고 하니 정말 놀랍습니다. 풀 멀칭 수업 덕분에 좋은 지식을 얻었습니다. 선생님의 설명에 따르면 풀 멀칭은 5cm 두께로 여러 차례 하는 것이 좋다고 하니 풀을 멜 때마다 멀칭을 해야겠습니다.     


오늘은 공동 관리 밭에 고구마 모종도 심었습니다. 두발 포크처럼 생긴 고구마 모종 심는 도구를 이용했는데 매우 편리해서 좋았습니다. 실습을 하면서 심는 간격이며 심는 깊이, 방법 등을 직접 몸에 익힐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고구마는 뿌리가 없으니 물 주기를 철저히 잘해야 한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만큼 강조를 많이 하셨습니다. 


감자밭의 잡초 제거도 공동작업으로 진행했습니다. 감자밭 잡초 제거는 북주기와 동시에 했으며 잡초가 그렇게 많지 않아 어렵지 않았습니다. 감자가 잘 자라고 있었는데 그동안 비가  가끔 내려준 덕분도 있었지만 수업시간 외에 자주 밭에 나와 밭 관리를 해준 분들의 노력이 컸던 것 같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단체로 회식을 한 후에 퇴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설명도 퇴비장에서 들었습니다. 퇴비는 풀, 나무 가지 등 탄소질 성분을 쌓고 그다음에 음식물 등 질소질 성분의 물질을 넣고 물을 뿌려서 만들어 갑니다. 탄소질-질소질-탄소질-질소질 등 여러 층을 그렇게 쌓아가면서 수개월이 지나면 잘 부식이 되어 훌륭한 퇴비가 되는데, 앞으로 잘 지켜봐야겠습니다.(질소질이 공기에 노출되면 안 됩니다. 벌레가 들끓게 됩니다. 그러므로 맨 아래와 맨 위층은 탄소질 성분으로 감싸도록 해야 합니다.) 


퇴비장 지붕이 없어서 의아했는데 원래 있었던 지붕이 화재로 탔다는 말씀을 듣고 이해가 되었습니다. 빗물이 스며들면 퇴비의 영향분이 땅 밑으로 스며드니 곤란합니다. 지붕이 없다면 퇴비장 바닥의 흙도 잘 활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회식 때는 고기에 쌈을 싸 먹었는데 그 쌈이 아주 싱싱해서 기억에 남습니다. 상추 등 야채들이 시중에서 사 먹는 것들보다 두껍고 거칠게 느껴졌습니다. 맛도 더 강한 것 같았는데 돼지고기와 아주 잘 어울려 맛있었습니다. 그런 종류의 싱싱한 채소를 오늘 심은 모종으로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수확할 때가 기대됩니다. 김치도 맛있었고, 양파 김치, 고추 장아찌, 고구마 묵도 기억에 남습니다. 

    

 오늘 모종 심기는 고추, 가지, 토마토, 상추, 대파, 그리고 땅콩이었습니다. 개인별로 지급받은 개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청양고추 4개

가지 4개

토마토 6개(이중 3개는 방울토마토)

땅콩 6개

대파 6개

상추 10개

잎들깨 4개


잎들깨 모종은 다른 학생에게 양보했습니다. 저는 들깨 씨앗을 몇 년 전에 제가 사는 곳의 밭에 뿌렸는데 제가 관리를 잘 안 해주자 밭을 나가서 지금은 야생 들깨가 되어 밭 주변의 잡초들과 어울려 잘 살고 있습니다. 때가 되면 여기저기에서 저절로 자라나니 제가 필요하면 아무 때나 따 먹습니다. 들깨는 키도 커서 다른 잡초들과 싸워서 대장노릇하니 오히려 고민입니다. 실습장에서는 들깨 대신 고추며 상추를 좀 더 넓게 키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인별로 지급받은 모종 외에 공동으로 상추, 옥수수, 고구마, 감자를 심었으며 나중에 개인별로 상추 모종, 고추 모종이 또 5개-10개씩 지급되었습니다. 종류도 많고 갯수도 많이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습니다. 작물들 이름 외우기도 바쁩니다.

         

모종 심는 방법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 선생님의 설명을 다시 한번 정리해 봅니다. 모종은 모종 심기 전에 구멍 안에 3차례 이상 물을 주어 충분히 물기를 확보한 뒤에 심어야 합니다. 그리고 모종의 상토 높이를 텃밭 높이에 맞추어 심은 뒤에 양손으로 잘 눌러서 빈 공간이 없도록 만들며 그 위에 물을 더 주어서 모종과 흙이 잘 접착하도록 유도합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는 하루 두 차례 이상 조금씩 물을 주어 환경에 적응하도록 하고, 1주일 정도 뒤에 모종이 활착 한 기미가 보이면, 즉 싱싱해지면 3일에 한번 정도 물을 주는 간격을 늘립니다. 이때 물을 줄 때는 뿌리까지 물이 도달할 수 있도록 충분히 물을 줍니다.   

   

수업시간에 받은 모종은 양도 많고, 종류도 많아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농사를 전체적으로 이렇게 본격적으로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200평이 넘는 땅을 가지고도 그동안 저 한 사람 먹는 채소도 감당을 못했는데, 이제는 3평의 땅을 가지고도 우리 식구 모두가 먹을 수 있는 채소를 생산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씨앗과 조그만 땅만 있으면 이 세상 어디에 가서도 굶어 죽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서 이제 비로소 '어른'이 된 느낌입니다. 김포 도시농부학교는 우리 사회에 정말 소중한 학교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욱더 번창하기를 항상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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