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경영학과 교수였다면

100가지 창의적인 비즈니스 시나리오 (1)

by 조은여울

챕터 1.

마케팅 수업에서 쓰이는 여러 기법들과 케이스 스터디




경영학과 학생이거나 경영학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은 무조건 들어봤을 SWOT 분석을 가장 첫 번째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나 또한 MBA 수업을 들으며 지겹도록 활용했던 마케팅의 가장 기초적인 분석 기법이다.


Strength (강점), Weakness (약점), Opportunity (기회), Threat (위협)에서 각 앞글자를 딴 SWOT 분석은 객관적인 내부 역량(강점과 약점)과 외부 환경(기회와 위협) 분석으로 기업이 전략을 수립하고 평가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분석 기법은 기존의 기업이 신규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때, 새로운 사업 진출 시, 나아가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이 커리어를 설정할 때도 사용될 수 있다.


쉽게 이해하는 SWOT 분석


▷ '나'라는 사람을 커리어적으로 분석해 보자.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를 쓴다고 생각하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나의 강점과 약점은 남들과 차별화되는 나의 내부적인 성질, 성격,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나의 강점은 끈기가 있다. 창의적이다. 적응력이 뛰어나다. 시간 약속을 잘 지킨다. 등이 있을 수 있다.

반면 약점은 여기저기 일을 많이 벌리는 편이다. 욕심이 많다. 고지식하고 고집이 세다. 성격이 급하다.

물론 자기소개서에 쓰는 약점은 회사 입장에서 봤을 때 치명적일 수 있는 단점(예를 들면 게으르다, 사회성이 부족하다)을 너무 솔직하게 쓸 필요는 없다. 자기소개서는 기업에 나를 어필하는 데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약점도 강점처럼 보이게 돌려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비즈니스 관점에서의 SWOT분석은 자사의 약점을 객관적으로 통찰할수록 더 좋은 전략을 도출해 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나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기회와 위협으로 나뉘어 분석될 수 있다. 우선 내가 처해있는 환경을 간략히 말하자면 나는 현재 미국에 살고 있고 미국 기업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게 있어 환경적 기회란 기업의 선택폭이 넓다는 것이다. 미국에 계속 거주하며 미국 기업에 취직할 수도 있고 여차하면 한국으로 돌아가 한국 기업에 취직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한국어와 영어가 가능하기에(내부 강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 특히나 한국 마켓을 노리는 미국 기업이라면 나라는 지원자를 좋게 봐줄 수도 있다. 또한 미국이 세계 최대 시장인만큼 한국보다 다양한 산업과 직무 기회가 존재한다. '나'라는 사람을 수요로 하는 회사가 한국보다는 미국이 많기에 나에겐 이것이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위협이 되는 것은 그만큼 높은 경쟁률이다. '나'보다 뛰어난 고학력 글로벌 인재들과 미국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이민자라는 신분 문제도 있을 수 있다. 미국 직장 문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Strengths (강점) (1).png 미국 취업 시장에서 '나'라는 사람에 대한 SWOT 분석


이렇게 분석한 걸 토대로 여러 전략들(강점+기회를 중심으로, 약점+기회를 중심으로 등)을 세울 수 있는데 이는 다음에 이어질 케이스 스터디와 함께 다시 설명하도록 하겠다.


지금부터 예제를 통해 좀 더 본격적으로 연습해 보자. 내가 학생이었을 때, SWOT 분석을 가장 많이 활용했던 과제는 한 기업을 상정하고 그 기업에서 신제품 (혹은 서비스)을 출시한다고 가정했을 때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이었다. 그런 과제가 주어졌을 때 가장 첫 번째로 사용되는 기법이 바로 SWOT 분석이다.


내가 만약 경영학과 교수라면 학생들에게 첫 번째로 내줄, SWOT 분석을 활용할만한 과제는 '애플이 폴더블 폰을 출시한다고 했을 때'를 가정한 비즈니스 상황이다. 몇 년 동안 애플의 폴더폰 출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는데 2026년 하반기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애플의 직원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과제를 시행해 보자.


▷ 애플 기업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


SWOT분석을 활용하라는 과제가 주어졌다고 한다. 가장 먼저 생각해 볼 것은 애플이라는 브랜드(기업)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강점이다.

애플은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고객 충성도가 높다. 기존에 아이폰, 아이패드, 맥을 사용하던 유저들은 새로운 제품도 비교적 쉽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iOS와 iCloud 같은 생태계 호환성 덕분에, 아이폰을 쓰던 고객이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전환하기도 수월하다.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와 막강한 마케팅 파워를 가지고 있다.

약점은 폴더블 스마트폰 사업에 뒤늦게 뛰어듦으로써 후발주자 리스크가 있다는 점이다. 또한 기존 아이폰보다 가격이 훨씬 비쌀 가능성이 있어, 그로 인한 소비자 이탈도 우려된다. 삼성이 폴더블 폰을 출시했을 때 힌지, 디스플레이 내구성 문제가 있었던 것처럼, 애플 역시 초기 불량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

애플에게 있어 기회는 폴더블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될 수 있다. 아직 전체 시장에서 비중은 작지만 빠르게 성장 중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사이의 새로운 포지션을 만들어 잠재적 소비자 니즈를 발굴할 수 있다. 새로운 소재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로 생산기술 혁신의 기회가 주어진다.

위협은 애플은 폴더블폰 시장의 후발 주자로서 삼성, 화웨이와 같은 선발 주자가 이미 어느 정도 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폴더블폰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동시에 일시적 유행에 그칠 수도 있는 불확실성이 크다. 과거에 혁신을 주도하던 애플이 이제는 뒤따라가는 모습으로 비칠 경우, 소비자들이 브랜드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Strengths (강점) (2).png 폴더블폰 시장에서 애플의 SWOT 분석

내가 생각한 예시 말고도 다양한 요소가 있으니 스스로 생각해 보자.


여기까지가 기본적인 SWOT 분석이었다면, 실전에서는 이 분석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전략을 도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주 쓰이는 것이 TOWS 매트릭스(혹은 Mix 매트릭스)다.


SO 전략 (강점·기회 전략) : 나의 강점을 활용해 기회를 극대화하는 전략

ST 전략 (강점·위협 전략) : 강점을 활용해 위협을 회피하거나 최소화하는 전략

WO 전략 (약점·기회 전략) : 약점을 보완하면서 기회를 잡는 전략

WT 전략 (약점·위협 전략) : 약점과 위협을 동시에 줄이기 위한 방어 전략


즉, SWOT은 단순히 ‘분석’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결과를 실제 전략으로 연결하기 위한 도구라고 볼 수 있다.


애플 폴더블폰 SWOT 분석으로 도출해 낸 네 가지 전략은 다음과 같다.


SO 전략


iOS와 iCloud 같은 애플 생태계와 연계해 “폴더블만의 차별화된 애플 경험” 제공

애플의 브랜드 파워와 프리미엄 이미지로 폴더블폰 고급 시장을 먼저 선점


ST 전략

강력한 마케팅 파워로 ‘후발주자’라는 이미지를 지우고 “혁신 완성자”라는 포지셔닝 강화

글로벌 브랜드 신뢰도를 바탕으로 초기 불량 우려 최소화 (A/S, 품질 보증 강조)

기존 애플 유저 기반을 바탕으로 삼성·화웨이 대비 차별적 팬덤 효과


WO 전략

폴더블 기술 경험 부족 → 협력사(삼성 디스플레이, LG 등)와 협업 강화

높은 가격 문제 → 다양한 용량/모델 라인업으로 가격 장벽 완화

후발주자 리스크 →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중간 포지션”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 창출로 시장에서 자리 잡기


WT 전략

초기 불량 최소화를 위해 출시 일정 다소 늦추더라도 품질 안정화 최우선

폴더블폰을 ‘대세 제품’이 아닌 ‘특수 타깃 시장’으로 한정해 리스크 관리

가격 리스크와 경쟁 심화를 완화하기 위해 기존 아이폰 라인을 계속 강화해 안정적 매출 유지


지금쯤이면 SWOT 분석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았을 거라 생각한다. 혼자서 전략을 구상해 내는 게 어려울 수도 있고, 내가 분석한 내용이 완벽한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 다행히 현실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며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 있고, AI 툴 덕분에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도 잡아낼 수 있다. 덕분에 분석 작업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무래도 첫 장이다 보니 무난한 케이스들을 예시로 SWOT 분석을 연습해 보았다.

앞으로 더 많은 경영학의 기본들과 그를 활용해 볼 창의적인 비즈니스 사례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개중에는 내가 실제로 구상했던 사업도 있고, 고전적인 학술용 사례도 있고, 사회 문제를 다룬 케이스도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비즈니스 케이스로 다양한 경영학 기법을 소개하고 무궁무진하게 활용하는 것도 좋겠지만 나는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와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자기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꼭 비즈니스에만 경영학적인 요소가 쓰일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도 알리고 싶다. 따라서 내가 소개할 100가지의 신박한 케이스 스터디 사례를 과제하는 것처럼 생각하며 스스로 적용하길 바란다.



제가 생각 못한 부분을 같이 이야기 나누면 좋겠습니다.

모든 피드백을 감사히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