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의 자각

by 난화

누군가 나에게, “너의 것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잠시 망설일 것이다.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 나의 몸, 나의 기억, 나의 생각. 모든 것은 내가 소유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그것들이 나에게 온 순간부터 이미 ‘내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창작을 한다는 것, 그것은 마치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일처럼 느껴진다. 내 손을 거쳐 세상에 나온 것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는 내 의도를 넘어서는 무엇이 존재한다. 글을 쓰면 내가 알지 못하는 의미가 스며들고, 그림을 그리면 그 선들이 나를 벗어나 저마다의 삶을 가지게 된다. 내가 그렸다고 해서 그것이 정말 내 것인가? 내가 썼다고 해서 그것이 진정 내 소유인가? 나는 그저 그 가능성의 한 부분일 뿐이다.


저작권, 그것은 창작자에게 주어진 권리이지만, 사실은 내 것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어떤 것에 대한 ‘잠정적인 관리’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만든 글이 다른 이의 손에 의해 해석되고 변형되며 살아가는 것,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마치 그것을 ‘지키는 자’일 뿐이다. 창작은 결국 자아의 확장이며, 그 자아가 외부와 만나는 접점이다. 나는 내 작품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그것이 나의 일부인 동시에,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닐 것이라는 예감을 한다.


그렇다면 저작권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나의 창작물을 보호하고 지킬 수 있는 법적 장치일 뿐, 사실 그 안에 담긴 진정한 의미는 다른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드러난다. 내가 그린 그림은 나만의 것일 수 있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이의 눈동자 속에서 또 다른 그림이 되어야만 한다. 내가 쓴 글은 나의 언어로 태어났지만, 독자의 언어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그것이 어쩌면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저작권을 주장한다는 것은 소유를 넘어서 ‘존재의 의미’를 다루는 일이다. 내가 만든 것, 내가 출발점이 되었지만, 그것이 계속해서 변형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놓아두는 것. 그 과정 속에서 나의 창작물은 ‘누구의 것’도 아닌, ‘모두의 것’이 된다. 그러나 그 ‘모두의 것’이 가질 수 있는 것은, 나의 작품이 아니라 나의 생각과 감정이 흐르는 그 흐름이다. 그것은 내가 만든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누군가와 공유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저작권은 나의 소유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 창작물이 다른 이에게 미칠 영향을 예측하고, 그것이 왜곡되지 않도록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그 어떤 창작도 혼자만의 고립된 것일 수 없다. 우리는 모두 다른 이와 연결되어 있고, 창작은 그 연결의 일환이다. 내가 만든 것을 다른 사람이 마주할 때, 그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느끼고 해석할지 모른다는 사실에서 창작은 끊임없이 열려 있다. 그래서 나는 내 창작물을 ‘나의 것’이라고 주장할 수 없고, 그저 그것이 다른 이들과 함께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유란 무엇인가? 창작의 세계에서는 소유가 불가능하다. 그저 잠시 동안, 내가 그것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그 속에서 나의 흔적을 남기고, 그것이 흐르고 나면 또 다른 누군가가 그것을 이어받아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나는 그 흐름의 시작일 뿐, 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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