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꺼! 데려가지마

by 난화

창문을 열었더니

내 문장이 길고양이처럼 걸어 나가고 있었다

털도 정리 안 된 채

“야, 그거 내 문장이야. 내꺼라고.”

말했지만

문장은 이미 나보다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나는 문장을 만들기까지

계란을 삶고, 물을 흘리고,

밤을 두 번 끓였다

감정의 기미를 보고 불을 껐다

이건 요리가 아니라

저작의 기록이었다


그러니까, 네가 가져가면 안 되는 거다

내 체온이 묻은 문장,

내가 키운 단어

잠꼬대처럼 말한 비유들

그걸 데려가서 예쁘게 다듬고

“내가 쓴 거야”라고 말하면

나는 그 순간 사라진다

입도, 손도, 이름도 없이


저작권은 내 얼굴이다

보이지 않지만

없으면 아무도 내가 나라고 말해주지 않는다

기억되지 않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은 없다

남기기 위해 쓰는 거니까


내가 만든 것을 훔쳐간 너는

내 글을 외운다

나는 내 글을 지운다

이상하다

내가 만든 세계인데

그 안에서 나는 점점 투명해진다


나는 가끔

내가 만든 단어들을 안아준다

오늘도 그들에게 말했다

“괜찮아, 네 이름을 되찾아줄게”

그게 저작권이다

내 말에게 내 이름을 되찾아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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