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이름을 걸고 싶었다.

by 난화

어릴 때부터 나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물풀처럼 가볍고 부드러운 걸, 쉽게 흔들리지만 가라앉지 않는 걸.

글을 썼다. 낙서를 했다. 부러진 크레파스로 종이를 긁고, 누군가 흘린 말을 주워 쥐고, 때로는 꾸며낸 추억까지 끌어다 붙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건 아주 작고, 볼품없는 것이었다.

그래도 나는 몰래 이름을 새겼다.

모든 창작은 서툴러도, 모든 창작자는 마음 한편에 조심스런 깃발을 꽂는다.

여기, 내가 다녀갔다고.


저작권이라는 말이 처음은 낯설었다.

어떤 언어는 처음부터 차갑다.

그 말은 뾰족했다.

누군가 내 글을 가져갈까봐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오래 나를 괴롭힌 건 ‘내 것이 아니라고 불릴까 봐’ 하는 공포였다.

손바닥만 한 세계를 쌓기 위해 나는 몇 번이나 무너졌다.

몇 번이나 스스로를 의심했고, 몇 번이나 다시 일어났다.

그렇게 다친 흔적이 있었다.

그걸 아무도 모른 채 가져간다면, 나는 어떤 존재였을까.


가끔 나는 생각한다.

저작권은 글이나 그림에 붙는 꼬리표가 아니라, 창작자의 삶 전체에 드리워진 그늘 같은 거라고.

빛을 만들기 위해 지나간 수천 개의 실패, 닳고 찢어진 마음, 스스로를 조각내어 던졌던 시간들.

그 모든 것을 기억하기 위한 작은 약속.

그래서 저작권은 단순히 ‘가져가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이 사람은 살아 있었다’는 증거다.


어떤 날은 믿고 싶다.

내가 만든 것이 내 손을 떠나도, 언젠가는 내 이름을 기억해줄 거라고.

길을 잃어버린 문장들이 돌아올 때, 나는 그제야 조금 어른이 된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저작권은 그래서, 어쩌면

내가 나 자신에게 보내는 아주 긴 편지일지도 모른다.

한참을 떠돌다가, 결국 내게 돌아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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