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을 밝히는 마음

by 난화

우리는 모두 어딘가로부터 걸어왔다.

길 위에서, 혹은 마음속에서

한 번쯤은 무너졌고,

그래서 무릎이 닳도록 기도했던 시절이 있다.


그 기도가 누구를 향한 것이든,

그 기도의 방식이 말이었든 침묵이었든,

우리는 결국 살아내고 싶어서 빌었다.


석가모니는 세상을 떠돌다,

바닥에 쌓인 고통의 부스러기를 주워 올렸다.

그는 신이 아니었다.

세상의 이치를 꿰뚫었지만,

가난한 이들과 함께 앉아

그들의 목소리를 먼저 들은 사람.


그래서 나는 그를 믿는다.

내가 버티는 방식으로.

그가 나를 구원했기 때문이 아니라,

내 아픔이 틀리지 않았음을

조용히 증명해준 사람이었기 때문에.


누군가는 예수의 이름으로,

누군가는 성모 마리아의 이름으로,

누군가는 아무 이름도 없이

매일 아침 자기 자신을 안아 올린다.

믿음이란 결국,

하루를 통과하게 해주는 어떤 태도다.


누군가는 눈을 감고 기도하고,

누군가는 손을 모으고,

누군가는 아무 말 없이 등을 켠다.


기도가 머무는 자리는 늘 같았다.

그곳에는

사랑하고 싶은 사람과,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하루와,

내가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는 아주 인간적인 마음이 있었다.


부처님오신날, 나는 법당에 들어선다.

불상을 올려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신발을 벗고, 바닥에 무릎을 꿇는다.

오늘의 나를 만든 수많은 이름들을 마음속에 세워본다.


기도는 언젠가 나를 살린 그 순간처럼,

내가 누군가의 어둠을 지나게 해주길 바라며.

그게 신의 뜻이든, 우주의 법칙이든,

아니면 한 사람의 다정한 기억이든 상관없이.


우리는 매일 어두운 길을 걷는다.

하지만 누군가는 분명

그 길 가장자리 어딘가에

작은 불 하나를 밝혀두었을 것이다.


나는 그 빛을 따라 오늘도 걷는다.

넘어질지도 모르고, 다시 울지도 모르지만.

나를 살리는 믿음은 언제나

누군가의 등을 따라가는 마음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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