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퍼
백만분의 일도 있을까 말까한 일이 벌어졌다.
비행기 안에서 자리에 앉으려는데 뭐가 걸린다. 뒤를 돌아보니 유대인 종교인 할아버지의 가방지퍼가 내 가방 지퍼 고리 안에 끼어 있다.
아니 어떻게 바늘 구멍만한 이곳에 서로 가방이 엮기지?
바로 뺄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어렵다 . 스튜어디스에게 도움을 청해 빼달라고 하니
내 가방을 이지경으로 만들어 놓았다.
가만히 서있는 나에게 와서 지나다가 끼워졌는데 상처는 내게 났다.
참 희한한게 두 가방이 붙었는데 한 가방에만 상처가 난다는 거다 . 처음엔 좀 화가 났다. 내 잘못도 아닌데 왜 내 가방에 피해를 주는지 .
다행히 지퍼가 강해서 잘 눌렀더니 다시 본연의 자세로 돌아왔다..
가끔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닌 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버럭 화를 내기도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사실 내 지퍼 이빨을 살짝 넓혀주듯 내 마음을 좀 넓히면 되는데.말이다. 넓어진 마음은 다 받아 들이고 다시 본연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데 말이다. 물론 내 지퍼가 고장날수도 있엇다는건 부인 못한다. 좋은 지퍼일 때 가능하듯 . 좋은 마음일 때만 가능한 일인듯 .
아량있는 마음으로 세상을 산다면 좀더 부드러운 세상이 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어쨌든 나보다는 종교인 할아버지가 더 무안했을거다 . 여성과는 잘 대화도 하지 않을 종교인이 이방인 여성과 꼬였으니 말이다. 바룩 하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