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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 산책

by 이스라엘 이영란

"평범한 것은 포장 도로와 같다. 걷기에 편하지만 꽃은 피지 않는다. "

꽃순이와 산책을 했다.

너무 자유 분방한 녀석이라 목줄을 하지.않으면 나가면 삼십육계 줄행랑이다. 2시간은 지나야 겨우 돌아오는 녀석이기에 절대 녀석과는 바깥 출입을 하지 않는다.

몇년을 바깥 출입을 안하다가 나도 심심하기도 하여 녀석을 데리고 앞 광야길로 나갔다.


늘 나가는 길이라 나는 안전한 곳을 따라 걸으려했다. 또 녀석돠 걸으려니 편한 길이 좋다. 이미 다들 걷는 길이라 도로처럼 풀이 나있지 않은 길이디. 늘 가는 정해진 길이 있다. 반대편까지 돌아오면 20분 정도 걸린다.


그런데 녀석은 넓은 길이 아닌 숲길로 가려한다. 사슴이.지난 자국인지 숲길로도 길이 나있다. 어쩌면 냄새를 맡으며 가는 지도 모르겠다. ..숲길로 가서는 멀리 건너편을 내려다 본다. 소리에 예민하고 눈이 좋아 어쩌면 내가 못보는 뭔가를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녀석의 눈을 쫓다보니 숲 사이로 줄행랑치는 여우도 보인다. 녀석의 코끝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다. 가는 곳마다 영역 표시도 한다. 오줌으로 ..


녀석ㅇ 바램대로 넓은 길 놔두고 숲길로 같이 가보았다. 껑충 껑충 뛰는 녀석의 목줄을 잡고 가려니 힘이 든다. 하지만 재밌다. 바위를 껑충 껑충 뛰는 녀석의 작은 발이 사슴의 발을 닮았다. 이런곳에선 이렇게 작은 발이 유리하겠다 싶다. 우리를 보고 놀라 달아나는 사슴들의 뒤를 본능적으로 녀석도 같이 뛰고 싶겠지 ..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인간의 욕구 . 녀석과 같이 걸으니 나도 보조를 맞추려 뛰게 된다. 편한 것을 추구하지 않는 본능적 호기심이 발동한다. 나도 작은 발이 되어 광야를 껑충 껑충 뛰어 다니고 싶다.


"평범한 것은 포장 도로와 같다. 걷기에 편하지만 꽃은 피지 않는다." 고흐의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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