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노동절 전야
1998년 6월 30일, ROTC 육군 중위로 전역한 뒤
저는 다시 교단에 섰습니다.
동주여자고등학교에서 시작해 부일전자디자인고, 진주혜광학교, 거성중학교, 남해중학교, 통영중앙중학교 등
정말 많은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단순히 '교사'로서가 아니라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노동자로서의 제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교직이란 이름 뒤에도 수많은 노동의 얼굴들이 있습니다.
계약직, 시간강사, 행정실의 비정규직 선생님들과 함께 호흡했습니다.
매일 아이들을 위해 애쓰지만, 돌아오는 처우는 차갑기만 한 분들입니다.
누군가는 “그래도 직장이 있잖아”라고 말하지만
그 말은 오히려 현실의 무게를 가볍게 만들어 버립니다.
있기만 한 자리가 아니라, 존중받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2025년 5월 1일, 세계 노동절대회를 앞두고
저는 다시 한번 되묻게 됩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세상을 꿈꾸고 있는가?"
'비정규직 철폐'는 단지 하나의 구호가 아닙니다.
우리의 친구, 가족, 동료들이 차별받지 않고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다짐입니다.
더 이상 눅눅한 삶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높낮이 없는 평등한 세상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합니다.
그동안 제가 몸담았던 학교들, 만났던 수많은 아이들,
그리고 함께했던 선생님들을 떠올리며,
저는 오늘도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더 나은 내일을 꿈꿀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