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척산악회에서 만난 인연에 감사하며
산처럼 곁에 있었고, 물처럼 이어주셨습니다
— 개척산악회에서 만난 인연에 감사하며
어제의 산행은 기록을 남기기 위한 시간이기보다,
사람을 다시 마음에 새기는 하루였습니다.
개척산악회에서
ROTC 11기 손홍립 선배님(축산과 6
9 ), 대아고 10회 이한기 선배님(영어교육 78)과 나란히 걸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자요산, 지자요수.
어쩌면 산은 사람이고, 물은 인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산처럼 묵묵히, 물처럼 자연스럽게
손홍립 선배님은 늘 산 같은 분이십니다.
앞에 서서 이끌기보다,
뒤에서 흔들림 없이 받쳐 주는 사람.
말이 많지 않아도
그 자리에 계신 것만으로 길이 정돈됩니다.
이한기 선배님은 물 같은 분이십니다.
분위기를 부드럽게 잇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슬며시 좁혀
웃음이 흐르게 만드십니다.
산과 물이 함께 있어
길이 만들어지듯,
두 분과 함께한 시간은
걷는 내내 편안했고,
마음은 더 멀리 다녀온 느낌이었습니다.
기소불욕, 산행에서 배운 윤리
산을 오르며 다시 떠올린 문장이 있습니다.
기소불욕 물시어인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말라"라고 배워집니다.
이 말은 교실에서만 유효한 말이 아니라,
함께 걷는 자리에서 더 분명해지는 윤리였습니다.
가. 앞서 가는 사람이 속도를 강요하지 않고
나. 뒤처진 사람을 재촉하지 않으며
다. 각자의 호흡을 존중하는 것
그 자체가 배려이고 인(仁)이었고,
상황을 살피는지(智)의 실천이었습니다.
선배란, 앞에 서는 사람이 아니라 곁에 서는 사람
어제의 만남에서 가장 고마웠던 것은
‘조언’보다 동행이었습니다.
무언으로 건네는 격려,
짧은 농담 속의 배려,
사진 한 장에 담긴 웃음.
그 모든 것이
“잘하고 있다”는 말보다
훨씬 큰 힘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길을 함께 걸어주셔서
산은 말이 없고,
물은 흔적을 남기지 않지만
둘 다 길을 만듭니다.
어제의 산행도 그랬습니다.
눈에 띄지 않게,
그러나 분명하게
제 마음에 하나의 길을 남겨주셨습니다.
손홍립 선배님,
이한기 선배님.
함께 걸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산처럼 곁에 계셔 주시고,
물처럼 이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다움 김종훈,
개척산악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