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축구공을 찼다.
상대는 70FC와 하나 FC
겨울밤의 공기는 차가웠지만,
인조잔디 위에 켜진 조명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처음엔 전방 공격수로 섰다.
몸은 아직 예전의 기억을 더듬고 있었고,
호흡은 생각보다 빨리 흐트러졌다.
공 하나에 마음이 먼저 달려 나가고,
몸은 한 박자 늦게 따라왔다.
후반에는 골키퍼를 맡았다.
움직임은 줄었지만, 책임은 더 선명해졌다.
한 발짝의 위치, 한 번의 판단,
그 모든 것이 팀의 흐름과 직결되는 자리.
그곳에서 나는 비로소
체력이란 근력의 문제가 아니라,
집중과 균형의 문제라는 걸 다시 배웠다.
경기가 끝나고,
정문옥 선생님이 다가와 말을 건넸다.
“오늘 골키퍼 좋았어요.”
짧은 칭찬 한마디였지만
그 말이 오래 남았다.
고맙다는 말보다 먼저,
가슴 안쪽이 따뜻해졌다.
젊은 교사들과 함께 공을 찼다.
그들의 발놀림은 가볍고,
웃음은 솔직했다.
그 속에서 문득
내가 젊었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 나는 과연
지금의 이 마음으로
선배들을 이해했을까?
역지사지라는 말은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살아내고 있었을까.
자성반성은 그렇게,
땀 식은 자리에서 조용히 찾아왔다.
그래도 오늘 저녁 축구는
분명 만족스러웠다.
잘해서가 아니라,
함께였기 때문이다.
몸은 예전 같지 않지만,
마음은 오히려 더 넓어졌음을 느낀 밤이었다.
올해의 첫 축구는
승패보다
관계와 감사,
그리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으로 남았다.
이런 저녁이라면,
조금 느려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