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부러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걸었다.
발걸음이 앞서가고, 생각은 그 뒤를 천천히 따라오게 두었다.
걷는다는 것은 어쩌면
몸을 움직이기보다 마음의 속도를 늦추는 일인지도 모른다.
테이블 위 작은 그릇에 꽂힌 꽃을 보았다.
노란 꽃잎은 한껏 펼쳐져 있었고,
하얀 꽃은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누가 더 예쁘다고 말하지 않아도,
각자의 방식으로 충분히 살아 있는 모습이었다.
그 앞에서 나는 잠시
비교하느라 바빴던 나의 하루를 내려놓았다.
산책길 옆 나뭇가지는
이미 많은 잎을 떠나보낸 뒤였다.
비어 있는 가지는 초라해 보이기보다
이상하게도 또렷했다.
붙잡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내려놓은 뒤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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