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아직 흐립니다.
바람도 여전히 차갑습니다.
땅은 누렇게 마른풀로 덮여 있고
겨울은 완전히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서
홍매화가 먼저 피어 있습니다.
붉은 꽃은
유난히 또렷합니다.
흐린 하늘 아래서 더 선명합니다.
완전한 조건을 기다리지 않고
피어나는 존재입니다.
백매화는 또 다릅니다.
가느다란 가지 끝에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매달려 있습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듯이 보입니다.
봄은
갑자기 오지 않습니다.
조금씩,
어딘가 먼저,
누군가 먼저 시작합니다.
사진을 찍으며 생각했습니다.
지금 내 삶도
완전한 봄은 아니지만
어딘가 한 가지는
이미 피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마른풀 사이에서도
꽃은 피고,
흐린 하늘 아래서도
색은 더 또렷해집니다.
완전해진 다음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피어나는 것입니다.
그것이
매화가 가르쳐 준 봄이었습니다.
진주 매화숲 안내입니다.
2/28 ~ 3/15
09:00~18:00
입장료 무료
완전한 봄을 기다리지 마세요.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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