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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의 매듭을 풀다

전생에서 미완인 약속을 이생에서 완성하는 법

성덕도의 법문, 前生此生讐怨結 善化修道解脫甲을 통해 배웁니다. 원수의 매듭을 풀고자 합니다. 전생에서 미완인 약속을 이 생에서 완성하는 법에 대해 공부합니다.

우리는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원수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가까웠던 친구가 등을 돌리기도 하고, 믿었던 동료가 배신하기도 하고, 때로는 말 한마디가 깊은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성덕도 경전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前生此生讐怨結, 善化修道解脫甲"

"전생과 현생의 원수·원한의 매듭을, 선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도를 닦아 풀어내어, 해탈의 첫자리에 오른다"라고 배워집니다.

여기서 讐怨結(수원결)은 단순한 미움이 아닙니다.

전생에서 풀지 못한 매듭, 이번 생에서도 계속 이어지는 인연의 고리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미워할 때, 그 마음은 종종 오래된 인연의 그림자를 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매듭을 풀 수 있을까요?

첫째, 감정보다 서원을 먼저 기억하는 것입니다.

전생의 서원은 ‘이 매듭을 풀고, 선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약속입니다. 내 감정이 먼저가 아니라, 내가 왜 태어났는지를 먼저 떠올려야 합니다.

둘째, 선을 향한 작은 실천입니다. 거창한 용서나 화해가 아니어도 됩니다. 단지 그 사람을 악하게 말하지 않는 것, 마음속 비난을 잠시 내려놓는 것도 시작입니다.

셋째, 도(道)를 닦는 길에 서기입니다. 도란 단순한 종교의식이 아니라, 마음을 가다듬고 스스로를 다스리는 일입니다.

그 과정에서 원한의 매듭은 조금씩 풀리게 됩니다.

저 역시 살면서 원수라 부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 매듭을 풀지 않으면, 결국 내가 그 매듭에 묶여 있다는 사실을요.

오늘 하루, 내 마음속 ‘수원결’을 하나 떠올려 보십시오.

그리고 그 매듭을 조금만 느슨하게 해 보는 겁니다.

그 순간, 전생에서 미완이었던 약속이 이 생에서 한 걸음 완성될지도 모릅니다.

원수를 풀어주는 것은 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해탈의 자리로 이끄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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