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owry(1951)와 한국 KNHANES가 만든 인용의 역사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이라고 하면 아인슈타인, CRISPR, 양자역학 같은 거대한 발견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정답은 의외로 ‘방법(method)’ 논문입니다. 1951년 《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JBC)》에 실린 Lowry 등의 단백질 정량법 논문이죠. 《Nature》가 2025년 업데이트한 분석에서도 이 논문은 여전히 웹오브사이언스(Web of Science) 기준 역대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Nature JBC 역시 이 논문을 “출판 역사상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으로 소개합니다. JBC+1
한국으로 눈을 돌리면, 사회과학 전반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2014년 《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에 실린 **‘Data Resource Profile: the Korea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KNHANES)’**가 그 주인공. 질병관리청(현 KDCA) 발표에 따르면, 이 논문은 국내 ‘사회과학일반’ 분야 최다 피인용 논문으로 5년 연속 선정되었습니다. 질병관리청+1 정책브리핑 (원 논문 정보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PubMed)
1) 재사용성(Reusability)
Lowry의 단백질 정량법은 생명과학 연구의 기본기를 바꿨고, 수십 년이 지나도 실험실에서 계속 쓰입니다. “많이 쓰인다 = 많이 인용된다”는 간단한 진리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죠. NatureJBC
2) 표준화(Standardization)
KNHANES 리소스 논문은 ‘어떤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되고, 무엇을 믿을 수 있는지’를 한 자리에서 설명합니다. 연구자 입장에서는 신뢰 가능한 국가 통계의 사용 설명서이자 표준 참조점입니다. 그러니 비만, 영양, 만성질환, 건강 형평성, 공중보건 정책까지—수많은 연구가 이 논문을 첫 인용으로 삼습니다. PubMedPMC
3) 생태계 중심성(Ecosystem centrality)
《Nature》의 최신 분석도 말합니다. 이제는 AI·소프트웨어·통계 기법 같은 연구 인프라 논문이 상위권을 대거 차지합니다. 지식 생태계의 허브에 있는 논문들이 인용의 정상을 점령하는 시대인 것이죠. Nature
국가가 쌓은 장기 패널의 힘: 1998년 시작된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는 한국인의 건강·영양 상태를 꾸준히 기록해 왔습니다. 장기·대규모·표준화—이 세 가지가 국제 연구에서 ‘신뢰’를 만듭니다. PMC
리소스 논문 한 편이 여는 데이터 문: Kweon 등(2014)의 프로필 논문은 연구자들이 데이터를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길잡이를 제공합니다. 그 결과, 서로 다른 연구가 서로 비교 가능해지고, 정책 논의가 증거 기반으로 정교해집니다. PubMed
공적 인증의 축적: KDCA의 2024년 보도는 이 논문이 국내 사회과학일반 분야 최다 피인용 논문으로 5년 연속 선정되었음을 재확인합니다. 인용은 단지 숫자가 아니라, 공유 자산으로서 데이터 리소스가 얼마나 잘 작동했는지 보여주는 사회적 지표이기도 합니다. 정책브리핑
‘세계 1위’는 데이터베이스(예: Web of Science, Dimensions, OpenAlex), 분야 분류, 기준일에 따라 다릅니다. 그래서 공적 기관은 보통 분야별로 성과를 공시합니다. 《Nature》의 2025년 업데이트도 WoS 코어 컬렉션 기준으로 재분석해 순위를 제시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죠. 지표의 한계를 이해하고 분야·연도·DB를 함께 명시하는 태도—이게 오늘의 인용 읽기 예절입니다. Nature
① 연결(Connection)
Lowry 법은 실험실을, KNHANES는 한국 사회 전체를 연구 생태계에 연결합니다. 연결의 넓이가 인용의 높이를 만듭니다. NaturePubMed
② 신뢰(Trust)
표준화된 방법과 투명한 절차는 신뢰 가능한 비교를 가능하게 합니다. 인용은 그 신뢰 위에 쌓인 감사의 표시입니다. JBCPMC
③ 개방(Openness)
데이터와 설명서가 함께 열린 생태계는 더 많은 재사용과 응용을 낳습니다. 그래서 ‘리소스 논문’은 읽힐수록 더 많이 인용됩니다. PubMed
연구자는 내 연구가 남들이 바로 재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되게 하세요. 프로토콜, 데이터, 코드, 메타데이터—이 4종 세트를 갖추면 인용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정책 입안자는 KNHANES 같은 국가 통계 리소스를 꾸준히 지원해 주세요. 이것이 곧 우리 사회 논의의 공통 언어가 됩니다. 정책브리핑
시민은 ‘증거 기반’의 기사를 볼 때, 그 근거가 공개 데이터에서 왔는지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우리의 세금이 만든 데이터가 우리 삶을 다시 비춘다는 사실, 멋지지 않나요?
Nature, 〈These are the most-cited research papers of all time〉 (2025.4.15 업데이트) — 세계 최다 인용 TOP 100 업데이트 분석. Nature
JBC Classic, 〈Protein Determination by Oliver H. Lowry〉 — “출판 역사상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해설. JBC+1
PubMed, Lowry et al., 1951 — 원 논문 서지 정보. PubMed
PubMed, Kweon et al., 2014 (KNHANES 프로필) — 원 논문 서지 정보. PubMed
질병관리청/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보도자료(2024.10.29) — KNHANES 논문, 국내 사회과학일반분야 5년 연속 최다 피인용 선정. 정책브리핑질병관리청+1
한 줄 요약
세계를 움직인 건 ‘위대한 발견’만이 아닙니다. 누구나 다시 쓸 수 있는 방법과 데이터—그 조용한 인프라가 지식의 산맥을 키웁니다. Lowry와 KNHANES가 그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