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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휘둘리지 않는 한 가지 방법

타이핑호의 황새처럼

by 그린딜라

타이핑(Taiping), 태평(太平)이라는 중국어발음을 그대로 도시이름에 쓰고 있다. 그 이름만 보더라도 이 도시의 주류 민족이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즉 화런(华人)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름과 걸맞게 타이핑호는 태평하다. 태평하게 아침을 즐기는 큰 부리새, 흰 목물총새, 백로, 앵무새, 황새... 세상이 이렇게 태평하면 좋으련만!

황새 한 마리가 웅덩이에 가만히 서 있다. 그렇다. 어떤 이는 작은 웅덩이에 두발이 담겨 있지만, 어떤 이는 다리아처럼 수렁에 두발이 묶여 있다. 현실이 그렇다. 삶이 그렇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이 삶이라는 웅덩이에서 휘둘리지 않을 수 있을까?

황새는 인기척을 느꼈는지 두 날개를 펼쳐 웅덩이를 박차고 멀리 날아오른다. 자신만의 안전한 곳을 향해. 곧이어 전신주 위에 안착했다. 그 모습이 부럽기까지 하다. 삶이 나를 휘두르려 할 때 나도 날개가 있어 그 혼탁한 공기를 피해 저 높은 전신주 위에 앉아 나의 안식을 찾을 텐데!

조용히 아침산책을 이어갔다.


'내가 황새가 될 수는 없지만 그렇다 해도,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나를 휘두르게 가만히 놔둘 수는 없어! 내 마음에 날개를 달아줄래, 높이 날아오를 거야!'


휘—


“휘둘리지 않으리! ”


이름하여 [휘-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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