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 되는 법
"방송 작가에도 직급이 있나요? 얼마나 일하면 승진(?)하고 메인 작가가 되나요?"
강의를 나가면 학생들이 이런 질문을 종종 한다. 정확히 말하면 일반 회사처럼 대리, 과장, 부장 등의 직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방송 작가로 입문하면 단계를 거쳐서 막내 작가, 서브 작가, 메인 작가, 왕 메인 작가로 올라가며 성장한다.
방송 작가가 된다고 해서 처음부터 대본이나 구성안을 쓰지 않는다. 경험을 쌓아야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방송' 작가‘가 될 수 있다. 막내 작가와 서브 작가는 경험을 쌓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막내 작가는 특정한 코너를 맡지 않는다. 대신 프로그램 제작에 필요한 전반적인 업무 보조를 한다. 기초적인 자료 조사와 선배들이 작성한 대본 카피 등이다. 출연자나 장소에 대한 취재를 하기도 한다.
막내 작가의 일이 허드렛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방송을 만들 때 필요한 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역할이다. 또한 좋은 작가로 성장하기 위해 경험을 쌓는 귀중한 시기이다.
”방송이 끝날 때 화면을 보면 작가 명단에 굉장히 많은 작가들의 이름이 나와요. 한 프로그램에 서브 작가는 몇 명이 있나요? 서브 작가가 되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막내 작가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글을 쓰는 작가로 올라가면 ‘서브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는다. 서브 작가는 보통 프로그램 중 한 코너를 맡는다. 섭외와 구성안을 작성하고 방송에 필요한 내레이션을 맡아서 쓰며 코너를 진행한다. 코너가 없는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선배들을 도와서 섭외를 하거나 촬영에 필요한 구성안을 맡아서 쓴다. 자신의 업무가 명확하게 주어지는 만큼 책임감이 뒤따른다.
서브 작가가 되면 기본적인 방송 글쓰기는 물론이고 출연진과 소통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코너를 이끌어 가야 하므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공부하는 자세도 필수다. 프로그램에 따라서 서브 작가의 숫자는 한 명에서부터 열 명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서브 작가의 딱지를 떼면 메인 작가로 올라간다. 메인 작가는 메인 피디와 더불어서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자리이다. 작가들의 팀장 정도로 생각하면 쉽다.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집필하는 여러 명의 작가들을 대표하는 위치다.
메인 작가는 프로그램의 방향성과 스토리를 잡는다. 또한 후배 작가들에게 역할을 분담시키고 하는 일에 대한 조언과 확인을 한다. 작가로서 프로그램을 책임지는 위치라 창의력과 아이디어는 물론이고 인맥과 리더십도 필요하다.
언제 막내에서 서브 작가로 올라가고 메인 작가가 될 수 있는지는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 철저하게 능력제이다. 능력이 된다고 판단하면 메인 작가가 코너를 맡기는 시스템이다. 도제의 형태로 생각할 수 있다. 간혹 함께 일하는 피디가 막내 작가를 코너 작가로 이끌어 주기도 한다. 대개는 0-3년 막내 작가, 4년 차 이상이면 서브 작가로 올라가고, 10년 차 정도에 메인 작가가 된다.
방송작가와 글쓰기 여행 by studio h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