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모두가 병역의 의무를 갖는 제도를 '국민개병제'라고 한다.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의 국방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병역법은 남성의 병역의무와 여성의 지원에 의한 병역 복무를 규정하여 국민개병제를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외세의 침략과 일제치하의 식민지, 6.25 전쟁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휴전선에는 남북이 서로 총을 겨누고 있고, 일본이 독도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고 있으니, 국민개병제 채택은 불가피한 현실일 것이다.
지난주 BTS 멤버 슈가의 스쿠터 음주운전 거짓 해명이 논란이었다. 이것이 단초가 되어 공익근무요원 복무도 편법이 작용한 것은 아니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남성 연예인들을 보면 근육질 몸매, 잘생긴 외모, 현란한 춤동작,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현역으로 복무하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신체조건과 재능은 보통 남성들보다도우월하다. 그럼에도 징병검사 시기가 되면 다양한 질병에 걸려 현역입영을 면제받는다. 이런 보도를 보면 청소년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더 가관인 것은 사회지도층 인사들이다. 대통령, 장ㆍ차관, 각종 위원회 수장, 국회의원 말이다. 인사청문회에는 본인과 자녀의 병역 의혹이 단골메뉴로 등장한다. 의혹을 제기하는 의원도 떳떳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마치 우리 사회 리더의 덕목이 병역의혹이 아닌지 착각이 들 지경이다. 국민개병제 국가의 리더라면 병역문제에 있어서는 한 점의 의혹도 없어야 하는데 말이다. 남들이 사랑하는 가족들과떨어져 전방에서, 해안에서 나라를 지키는 동안 열심히 공부만 했나 보다. 그래서 입신양명의 관문인 행시, 사시, 변시, 전문직 자격시험을 통과하여 리더로 가는 발판이 되었겠지. 정당하게 병역면제를 받았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얼마나 불공평한가. 과연 우리나라가 국민개병제 국가가 맞나?
눈건강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는몰라도, 지난 대통령 선거 보도기사에서 '부등시'라는 용어를 처음 들어 보았다. 검색을 해보니 '한쪽 눈의 시력이 다른 쪽 눈의 시력보다 잘 보이는 상태'라고 한다. 그래서 군대를 가지 않았다고 한다. 정당하게 현역을 면제받았을 것이라고믿고 싶다. 그런데눈이 나빠서 군대도 안 갔다면서 안경도 없이 연설문은 잘도 읽는다. 현역복무를 마친 사람들도 그 나이가 되면 돋보기나 다초점 안경을 써야 하는데 말이다. 지인 중 한 사람은 짝눈(좌우 시력이 달라서)이라서 안경을 쓰고 군대를 갔다 왔다. 훈련소에서는 검은 뿔테안경을 고무줄로 매고훈련받는 동기도 많았다. 모두들 아쉽겠다. 그때 알았더라면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됐을 텐데.....,
이제는 연예인과 정부 고위인사, 정치인이 병역의혹의 대명사가 된듯하다. 하지만, 성실하게 병역을 마쳤거나 정당하게 면제받은 사람들도 많다. BTS의 멤버 중 6명은 육군 현역으로 전역했거나 복무 중이라고 한다. 정치인은 역시 현역 비율이 낮기는 하지만, 수형생활 등 면제사유가 명확한 사람도 많다. 해병대 예비역연대 변호사는 해병대를 전역하고도 회계사와 변호사 시험에 모두 합격하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군대를 가지 않아야 어려운 시험에 합격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임용권자들은 왜? 굳이? 의혹 많은 사람을 고위직에 내정하여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들을 화나게 하는가. 뭐 눈에는 뭐만 보이는 유유상종인가. 이제부터라도 눈을 돌려 제대로 보고, 국민들의화를 돋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