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초기 브런치글을 보면 로맹가리 소설 <벽>을 분석, 서평해놓은게 있다.
벽을 사이에둔 남녀 둘의 오해와 그로인한 비극을 그린 수작인데...
'난 오해 안해. 내 직감을 믿어, 어쩌구.."하면서 혹시 사랑하는 이들과 헤어진 적은 없는가?
조금만 더 서로에게 시간을 주었더라면 끊어지지 않을 인연들을 서둘러 손절한적은?
어떻게든 다시 만날 인연은 만난다지만 그 세월이 어딘가,
서로를 잃고 상실감에 빠져 헤매는 그 시간의 고통은 또 어찌할 것인가.
그래서 관계를 손보거나 정리할때는 뒷탈이나 미련이 없도록 서로에게 충분한 시간을 줄 필요가 있는 거 같다.
다시 <벽 >이야기로 돌아가서, 마침 성탄도 다가오고, 그것이 연말 성탄 무렵에 벌어진 일이어서
떠올랐는지도 모른다.
예전 외국인을 잠시 사귈때 , 그가 영화를 보던 도중 전화를 받고는 황급이 나간적이 있다.
동료 변호사가 성탄에 혼자 있는 걸 비관해서 자살시도를 했다고 했다.
서양인이니 크리스마스 정서며 홀로 명절을 보낸다는 현실과 그에 따른 고독감이 더 심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그녀는 살아났다고 후에 전해주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올 성탄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혼자 지낼 확률이 높지만 이제는 '확실한 일'이라고 부를만한게 생겨났고
글도 써야 하고 외롭고 자시고 할 틈도 없다. 오히려 할일이 너무 많아 손을 놓아버릴수는 있어도.
<벽> 너머에서 들려오던 그녀의 신음소리와 침대가 삐걱이는 소리를 성교시의 쾌락의 소리로 오인한 '그'의 속단이 결국 화를 부른것이라면,
인간 사이의 소통의 가치를 다시한번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