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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윤후명

by 박순영

브런치에 입성한 유저들은 저마다 멘토가 돼준 작가들이 있을텐데 나는 윤후명이 그중 한사람이었다 그리고 강석경의 글도 큰 영향을 끼쳤다.


윤후명은 강석경보다 이후에 알게 됐고 남녀이야기에 미묘한 삶의 속성을 넣은게 인상적이었다. 그때만해도 남녀이야기를 쓰는 작가는 좀 하대 받던 시절이라 그 나름 뚝심있는 선택을 했던거 같고, 대학원문학과 시절, 그를 논문으로 쓸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학교를 옮기면서 그게 안되었다.



어느 교수님께 '윤후명을 생각중'이라고 하였더니 '메이저가 아니잖아'라고 하신 기억이 난다. 메이저...

메이저가 뭘까? 거시적 이야기나 심오한 인간의 내면이나 삶의 이면을 그리는걸 메이저라고 한다면 윤후명은 물론 메이저는 아니다. 그러나 재미있고 나의 '결'에 맞았다. 지금 문득, 내가 그로부터 입은 영향이 꽤 컸음을 알게 되었다.


image_readtop_2012_201991_1333267294600046.jpg 윤후명작/bing

나는 어쩌면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살아왔고 그만큼 경험의 폭이 좁아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자료를 보든 취재를 하든 해야 하는데 워낙 게을러서 제일 만만한게? 연애코드에 삶의 속성을 담아내는게 되었다. 독자는 지겨워도 나는 이 짓을 계속 할거 같다.

어떤 그릇에 담더라도 삶과 인간이 묻어나면 되지 않는가,하는게 나의 생각이고 고집이다.


지금 잠시 윤후명의 프로필을 봤더니 아직 생존해있다. k대 문창대학원교수라고 적혀있다. 현직교수인지는 몰라도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니 우리가 인연이긴 한거 같다.


그리고, 예전 지명으로 '반월'인 안산의 a 아파트에 잠시 산적이 있는데 그때 그도 같은 단지에 살아서 서울나오는 셔틀버스를 여러번 함께 타기도 하였다...저 정도 경지에 오르려면 얼마나 습작을 해야 할까 하면서 힐끔힐끔 그를 훔쳐보곤 하였다.

그가 즐겨 소재로 삼은 협궤열차가 아직도 다니는지 궁금하다.


언젠가 윤후명작가의 책을 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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